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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가 안면인식 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상대방 얼굴을 유심히 보았는데도, 나중에 기억이 안 난다면, 가벼운 증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남성과 여성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여성의 눈은 남성의 얼굴을 자주 향하지만 남성은 여성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지 못합니다.
[이지현/얼굴 인식 실험 참가자 : 딱 보자마자 되게 선하신 분이다. 얼굴 형태도 그렇고 눈코입을 봤을 때….]
[노재붕/얼굴 인식 실험 참가자 : 얼굴을 쳐다본다는 게 저도 모르게 쑥스럽게 됩니다.]
캐나다 연구팀이 2분 30초 동안 사람을 보여주고, 얼굴 보는 횟수를 조사했더니 여성은 평균 14번 보지만, 남성은 평균 10번 보는데 그쳤습니다.
여성은 본능적으로 사람의 얼굴을 더 자주 보고 그만큼 기억을 더 잘하는 겁니다.
스웨덴 케롤린스카 대학은 얼굴을 기억하는 특정 뇌 부위가 있다는 걸 뇌 MRI 촬영을 통해 밝혀냈습니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같은 여성의 얼굴을 볼 때 얼굴 기억 부위의 뇌가 더 활성화됐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얼굴 기억을 못 할 때 안면인식 장애라 합니다.
유명인들 가운데도 안면 인식 장애를 앓았던 경우가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를 분석한 의학자들은 고흐에게 안면 인식 장애가 있었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고흐는 젊은 시절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는데, 우울증 악화 되면서 뇌가 퇴행성 변화를 겪고 결국 안면인식 장애와 공간인지 장애까지 이어졌다는 겁니다.
최근엔 파킨슨병 같은 치매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이준영/서울대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뇌가 줄어드는 병이에요. 크기가 줄어들면 안면인식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정신분열병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요. 우울증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치매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정밀한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