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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연구진 "죽으면 머리 냉동해달라" 시신기탁

입력 : 2013.06.10 20:58|수정 : 2013.06.10 20:58

철학자·신경과학자 "기억·인격 남겨 미래에 새 삶"


과학소설 마니아의 '망상'으로 곧잘 치부되던 냉동인간 계획에 영국 옥스퍼드대의 저명 연구진 3명이 직접 몸을 기탁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닉 보스트롬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FHI) 소장 등 FHI 소속 학자 3명이 미래의 부활을 위해 사후에 자신의 시신을 냉동키로 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원자는 보스트롬 소장 외에 안데르스 샌드버그 박사(신경과학)와 스튜어트 암스트롱 박사(기하학)다.

이들은 미국 미시간주(州)와 애리조나주의 시신냉동 보존 전문 업체를 이용할 예정이며 냉동 비용은 1인당 최대 5만 파운드(8천700만원)에 이른다.

보스트롬 소장은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로 인류멸망요인의 분석과 과학·철학 융합 연구 등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샌드버그 박사와 암스트롱 박사도 집단지성과 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를 탐구한다.

사람을 얼렸다가 소생시키는 일은 실현이 어렵다는 것이 과학계의 일반적 반응이지만 이들은 거리낌이 없다.

특히 보스트롬 소장과 샌드버그 박사는 시신 전체를 냉동 보관하는 것이 너무 비싸다면서 머리만 얼리기로 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두뇌에 저장된 정보를 사후 잃어버리는 것보다 최대한 보존하는 게 더 옳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샌드버그 박사는 미래에는 냉동된 머릿속의 기억과 인격을 컴퓨터로 내려받아 '새로운 자아'로 되살리는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암스트롱 박사는 전신 냉동을 희망해 두 동료보다 훨씬 비싼 돈을 내게 됐다.

그는 "소생기술이 개발될 수백 년 뒤 미래는 멋질 곳일 것 같다.

냉동비용 때문에 지금 내는 돈이 매달 25파운드(4만3천원)인데 헬스클럽 가는 것보다 훨씬 싸다"고 했다.

데일리메일은 "보통 사후냉동 희망자는 고령의 일반인인데 이번에 저명한 학자들이 참여하면서 냉동인간 계획에 대한 관심이 대폭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냉동인간 계획은 참여자가 이미 꽤 있다.

보스트롬 소장이 시신을 맡기는 미국 업체 알코르(Alcor)는 현재 117명의 고객 시신을 냉동 보관한다.

대기자도 985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이 미래에 새 삶을 살 지는 100% 확실하지 않다.

소생 기술이 개발되어도 관련 비용이 큰 만큼 미래 사람들이 '냉동고에서 살릴 가치'를 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평범한 주부나 전기 기술공과 달리 보스트롬 소장의 경우라면 이미 TV나 신문 지면에 많이 나온 유명 인사라 미래 사회도 그를 깨워 과거 세상에 대해 얘기를 듣고 싶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냉동 보존이 부활의 순간까지 지속될지도 미지수다.

냉동 보존업체가 최대 12만5천 파운드(2억1천900만원)에 이르는 거액을 받고 무기한 보존을 보장하지만 기업이 도산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냉동인간 계획을 지지하는 영국 단체 '인체냉동보존술 UK'(Cryonics UK)의 알란 싱클레어 대표는 "냉동보존은 과학에 대한 신념이 필요한 도약(leap)"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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