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대규모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게 됐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집권 1기부터 `온건하게' 추진해온 개혁마저 거부하다 급기야 예산 감축 압박에 밀려 구조조정 위기에 몰리게 된 겁니다.
이로 인해 집권 2기 임기를 수행중인 반 총장에 대한 유엔본부 직원들의 불만과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일하는 직원은 6천600명가량이며, 이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 4만4천명 정도의 UN 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창설 이후 처음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1차 감축규모로 뉴욕에서 근무하는 본부직원 260명을 조정 대상으로 정했습니다.
유엔 예산안의 최종 감축규모가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구조조정 인원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유엔의 2012∼2013년 예산안은 지난 예산보다 4.8% 줄어든 51억5천만 달러, 우리 돈 6조 원가량으로 정해졌다가 지난해말 종전과 비슷한 54억 달러대로 회복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 회원국들의 요구로 1억 달러 이상 예산을 줄이라는 요구가 거세지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게 된 겁니다.
이에 따라 유엔은 정년퇴직자의 후임을 뽑지 않을 방침이며, 분담금 비율이 떨어지는 약소국 출신의 비정규직 직원을 우선적으로 구조조정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 자체 개혁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엔에 대해 `글로벌 철밥통', `국경없는 신의 직장'이라는 비아냥거림이 공공연하게 나돌았습니다.
실제로 반기문 총장 취임 직후 `고위간부들이 솔선수범하자'는 차원에서 오전 8시 회의 소집을 추진했으나 대부분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는 일화는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유엔 직원들의 책임의식 부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행태 가운데는 일부 직원과 회원국 외교관들의 일과 중 음주문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유엔 예산을 다루는 위원회에 상당수 외교관이 음주 출석하거나 아예 나오지 않기도 했습니다.
또 일하지 않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유엔본부의 인사고과 관행에도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고 유엔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일하지 않거나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을 타부서로 보내기 위해 일부러 인사평점을 가장 높게 주기도 하는데, 이는 사정을 모르는 타 부서에서 문제 직원을 덥석 물어가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인 셈"이라고 털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