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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직 정치인들이 잇따라 대학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국정에 참여하면서 경험한 걸 학교에 전하는 역할, 좋습니다. 그런데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권지윤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돈 봉투 살포 혐의로 유죄 확정, 그로부터 불과 한 달 뒤 특별사면.
그런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올해 초 건국대 석좌교수에 임용됐습니다.
[이재학/건국대 : 교육이란 현장 자체가 청렴하고 정직하고 공정성이 있어야 하잖아요. 적어도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들어와야 되지 않을까.]
이런 반대 속에 박 전 의장은 뭘 가르쳤을까?
[건국대 학생 : (박희태 전 의장이 여기서 수업을 한다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아니요. 들어본 적 없어요.]
[수업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수업을 안 하세요. 아예.]
학교가 강의 계획조차 잡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건국대 관계자 : 특별히 학생들도 원하는 것 같지도 않고, 석좌교수 임용은 뭐라 그럴까 정책적 차원에서 하는 것이고…]
정치적 경험을 후학 양성에 활용해 보라며 정치인을 교수로 임용한 대학은 이곳만이 아닙니다.
한양대에서 고급도시행정을 강의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임용 당시 일부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용산개발과 한강 르네상스 등 논란을 빚은 사업을 추진했던 전 시장이 도시행정을 가르치는 게 합당하냐는 비난이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에 내정됐다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12일 만에 낙마한 한만수 교수.
이화여대로 복귀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습니다.
[조희연/교수, 성공회대 NGO대학원장 :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외부의 특혜라든지 기업의 기부, 정부 프로젝트를 얻는 데 중요한 로비 통로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학의 정치권 출신 우대 정책.
대학의 로비를 위해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교단이 논란 많은 정치인들의 쉼터냐는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긴 어렵습니다.
(영상편집 : 김경연·정영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