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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거롭다" 고교들 6월모의평가 영어 B형 통일 '파행'

입력 : 2013.05.30 04:39


다음달 5일 시행되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상당수 고등학교가 학생들에게 영어시험을 B형으로 보도록 강제로 통일시킬 방침이어서 논란이다.

올해 선택형 수능이 첫 시행되고, 이를 앞두고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처음 치르는 모의평가부터 이런 파행이 예고되는 것에 대해 교육당국의 준비 부족 또는 관리 소홀 문제도 지적될 전망이다.

30일 일선 고교에 따르면 6월5일 모의평가를 앞두고 일부 고교는 교실부족과 시험감독의 어려움을 들어 교실 이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수능은 학생 수준에 따라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을 골라 볼 수 있어 학생들은 이번 모의평가에서부터 A형 시험장과 B형 시험장에서 따로 시험을 보면서 본수능에 대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일선 고교에서는 현실적으로 교시마다 시험장을 옮기려면 시험장 배정과 감독에 애로가 있어 상당수 고교가 학생들은 원래 자기 교실에서 시험을 보고 교사가 시험지만 다르게 배부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듣기 평가가 있는 영어 영역이다.

A형과 B형의 듣기 문제가 달라 A형과 B형 선택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시험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국어 영역에서는 작년까지 있던 듣기 평가가 지필 평가로 대체됐다.

교육부가 집계한 6월 모의평가의 영어 지원자비율은 A형이 17.7%, B형이 82.3%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은 상대적으로 응시자 수가 적은 A형 선택 학생은 학교가 과학실이나 강당 등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 영어 시험을 치도록 지도했다.

하지만, 실제로 상당수 고교는 이런 지침을 지키지 않고 학생들에게 일괄적으로 B형을 보도록 강제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응시학생이 적은데 별도의 시험장을 만들어 시험을 치는 것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B형으로 통일해 진행하는 학교가 많다"며 "A형을 봐도 될 학생들까지도 '공부 못하는 아이'로 찍힐까봐 B형을 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교 진학지도 교사 모임인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학교가 영어 시험유형을 강제로 통일해 A형을 선택하는 학생은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고 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이런 식으로 학교가 B형을 강제하는데 선택형 수능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며 "희망 대학의 요강에 따라 A형을 준비하면 될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B형을 응시하는 상황인데 출제당국이 모의평가를 결과를 참고해 본수능 난이도를 제대로 조절할 수 있겠느냐"고 불안해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영어 시험유형을 강제로 통일하는 것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원칙에 따라 모의평가를 칠 수 있도록 계속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