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로 제소한 사건에 대한 결론을 잇달아 내 놓을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28일(현지시간) 삼성전자 피소 사건에 대한 재심사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또 31일에는 애플 피소 사건의 최종 판정을 내 놓을 계획이다.
ITC의 특허침해 판정은 미국 내 수입금지로 이어지는 만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ITC는 미국 관세법 337조에 따라 미국에 수입되는 물품이 특허를 침해했는지를 판단해 특허 침해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를 대통령에게 권고할 수 있다.
◇ 갤럭시, 美 수출길 막히나…미 특허청 무효 판정 변수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해 제기한 특허침해 사건에 대한 재심사 여부 결정은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전 나올 것으로 보인다.
ITC의 토머스 B 펜더 행정판사는 작년 10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애플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는 예비판정을 내놓았으나 이후 ITC는 이 중 2건의 특허에 대해 재심사 결정을 내렸고 이날 다시 나머지 2건에 대해 재심사 여부를 결정한다.
쟁점이 되는 특허 중 이날 재심사 여부를 판단하는 특허는 ▲ 화면에 반투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방식과 관련한 특허('922특허) ▲ 헤드셋 인식 방법 관련 특허('501특허)다.
나머지 ▲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모양이며 앞면이 평평한 아이폰의 전면 디자인 특허('678특허) ▲ 휴리스틱스를 이용한 그래픽 사용자 환경 관련 특허('949특허)에 대해서는 이미 재심사 결정이 내려졌다.
펜더 판사는 지난 3월 삼성전자가 4건의 특허 모두를 침해했다며 기존과 같은 결론을 재차 내린 바 있다.
업계는 ITC가 앞서 두 건의 특허에 대해 재심사 결정을 내린 만큼 나머지 2건에 대해서도 재심사 결정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만약 2건 중 1건 이상에 대해 재심사를 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이 내려진다면, 그 건에 관해서는 예비심사결과가 ITC차원의 최종 판정으로 확정된다. 나머지 특허에 대해 재심사 절차가 진행되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해당 특허와 관련된 제품은 수입금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 美서 아이폰·아이패드 못파나…침해 결정 '무게'
ITC가 삼성의 애플 제소 건에 대해 31일 내 놓을 판정은 최종 판정이라는 점에서 한층 더 중요하다.
한국 시간으로 다음달 1일 오전 나올 것으로 보이는 이 판정은 애플이 ▲ 3세대(3G) 무선통신 관련 표준특허 2건(특허번호 '348, '644) ▲ 스마트폰에서 전화번호 자판을 누르는 방법 관련 특허('980) ▲ 디지털 문서를 열람·수정하는 방법 특허('114) 등 삼성전자의 기술 특허 4건을 침해했는지를 판단한다.
최종 판정의 향배는 ITC가 삼성이 '프랜드(FRAND·누구나 표준 특허기술을 쓰되 합리적이고 평등한 수준의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허용하는 원칙)'를 선언한 표준특허의 권한을 어느 선까지 인정할지에 달렸다.
상황은 일단 삼성전자쪽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ITC는 지난 3월 애플 제품이 삼성전자의 '348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음을 시사하며 양사에 애플 제품이 수입금지될 경우 시장 영향과 대체 제품 등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고지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미국 정치권이 애플의 편을 드는 것으로 해석되는 서한을 ITC에 보낸 것은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 24일 미국 상·하원의 일부 의원들이 ITC에 "표준특허가 문제가 된 사건에서는 (수입금지 명령을 내리는 데에는) 공익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 제소 대상 구제품 한정…수입금지돼도 파장 제한적
ITC는 양사가 서로에 대해 단 한 개의 특허에 대해 단 한 개의 청구 항목(특허 구성 항목)이라도 침해했다고 판단하면 수입금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수입 금지 결론이 나오더라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를 60일 안에 결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삼성이 애플에 대해 제기한 사건에 대해 이번에 내려질 결정은 ITC의 최종 판정이므로, 침해 결정이 나면 수입금지를 실행할지 여부에 관한 대통령 결정 순서만 남겨놓게 된다.
애플이 삼성에 대해 제기한 사건의 경우 만약 전체 특허에 대해 재심사 결정이 난다면 8월1일로 예정된 최종 판정에서 ITC 차원의 결론이 나온다.
특허 침해 결정은 전세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양사간 소송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소 대상 제품이 판매가 활발하지 않은 구제품인 만큼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활동에 심각한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다.
제소를 당한 제품은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넥서스, 갤럭시탭 등 출시된지 한참 지난 것들이며 애플 제품 중에서는 아이폰5,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4 등이 빠져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