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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뼈를 깎다] ① 양악수술, 새로운 갈등을 싹 틔우다

입력 : 2013.05.27 01:39|수정 : 2013.05.27 11:40

그녀, 뼈를 깎다 - 내 딸의 양악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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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순 씨는 요즘 자주 머리가 아프다. 둘째 딸이 양악수술을 받겠다고 선언한 후, 하루가 멀다 하고 언쟁을 벌인 탓이다. 그녀는, 못생긴 외모가 아닌데도 턱을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겠다는 딸을 이해할 수가 없다.

반면 그녀의 딸은 콤플렉스를 없애주고 동시에 예뻐지기까지 하는 이 수술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엄마가 답답하다. ‘저는 해야 돼요.’ 확고한 어투로 말하는 딸, 그 딸이 수술대에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강순 씨는 오늘도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부모는 ‘고작’ 예뻐지기 위해서 이렇게 큰 수술을 감수하려는 자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반면 자식들은 예뻐지는 것을 ‘고작’으로 표현하는 부모를 이해하지 못한다.

양악수술이 작은 얼굴과 'V라인'을 만들어주는 수술로 여겨지면서, 한 해 추산 약 5000건의 수술이 이뤄질 만큼 열풍이 불고 있다. 생활의 불편함이나 장애를 해소하기 위한 수술이 언제부터인가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수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수술을 받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자 선택의 문제라는 이유로, 지금 일어나는 양악수술 열풍과 이를 부채질하는 우리사회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양악수술 열풍은 TV나 신문 속 이야기를 넘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나는 현실적인 일이 되었다. 실제 많은 부모들이 양악수술을 원하는 자녀와 갈등 중이며, 자녀들을 말릴 방법을 찾느라 고심한다.

예전보다 안전해졌다하고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받고 있다면, 당신의 자녀 역시 양악수술을 받아도 되는 걸까? 유행이라고 자녀를 수술대에 눕힐 수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것에 대해 자녀와 이야기를 나  눠야 할까?

부작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양악수술 열풍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외모만 바뀌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을 거라 착각하게 만드는 외모지상주의 사회. 이 수술은 정말 그들이 원하던 꿈을 이루게 해주는 것일까?

평행선을 달리는 이 갈등은 단순히 ‘외모’에 대한 시각차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지난 2~30년 동안 ‘예쁜 얼굴’에 대한 선호가 얼마나 노골적으로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이제 양악수술은 '아름다움'에 대한 첨예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게 하는 촉매제이자, 한 가족 안에 새로운 갈등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이 갈등을 해소할 방법은 없을까?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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