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고문 피해자 전문치료 '김근태 치유센터' 내달 개소

입력 : 2013.05.26 04:43


국가폭력 피해자를 돕기 위한 '김근태 기념 치유센터'가 다음 달 문을 연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세계 고문희생자의 날'인 다음 달 26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성가소비녀회 성재덕관에서 김근태 기념 치유센터 개소식을 한다고 26일 밝혔다.

센터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 발생한 고문 피해자들과 최근 민간인 불법사찰로 인한 국가공권력 남용 사건 피해자들의 정신적·신체적 외상 치유를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화영 인권의학연구소장은 "피해자의 고통을 병리화하거나 피해자를 치료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고문 생존자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고 치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나아가 국가폭력 피해와 피해자 치유에 관한 연구조사 활동, 고문 방지와 피해보상 법제화, 국제고문방지기구들과 협력사업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 과거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최근 국가에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2차 폭력'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해 법률가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는 등 점차 활동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 소장은 "고문 피해자를 치유하는 일은 그들뿐만 아니라 이 땅에 어떠한 국가폭력도 다시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민간영역은 물론 정부가 나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치유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센터 설립은 지난 2011년 12월 30일 영면한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고문의 영결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추모 미사를 집전한 함세웅 신부는 "전기고문을 당한 고인은 내·외적 상처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청년 시절의 열정을 갖고 앞장서라고 밀어붙였다"고 회고하면서 치유센터 건립 의사를 밝혔다.

이를 계기로 고문 피해자·유족 등 70여명이 위원으로 참여한 설립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김 전 고문의 부인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기금이 종자돈이 됐고, 정부·기업의 후원 없이 일반 시민의 기부로 6억여원이 모였다.

특히 '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받은 배상금 가운데 1억원을 내놓는 등 과거 국가폭력을 경험했던 이들의 크고 작은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치유센터는 고문 피해자이자 생존자이고 치유의 길을 열어놓은 조력자로서의 이미지 등을 고려해 김 전 고문의 이름을 따 센터 이름을 지었다.

이 소장은 "아직도 드러내지 못하고 숨어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담고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센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