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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없이 통장 넘겼어도 보이스피싱 피해 책임"

입력 : 2013.05.25 10:02


통장을 돈을 받고 넘겨준 것이 아니라 대출 사기범에게 속아 넘겼더라도 이로 인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발생했다면 통장 주인은 사기 피해의 절반 정도는 책임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민사항소1부(이영욱 부장판사)는 25일 보이스피싱 피해자 A(31·여)씨가 통장주 B(47·여)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피해액의 절반인 299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해 5월 대출을 받게 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고 은행 계좌를 개설한 뒤 통장 사본과 현금카드를 전화를 건 범인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이 범인은 통장을 받은 당일 대검찰청 직원을 사칭, A씨에게 전화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속여 돈을 이체하도록 한 뒤 590여만원을 가로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채 성명 불상자에게 통장 사본과 현금카드를 제공하고 비밀번호도 알려줌으로써 가해 행위의 실행을 용이하게 방조했다"고 판시했다.

또 "현금카드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면서 성명 불상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카드 등을 돌려받을 시기나 방법을 정하지 않은 점에 비춰 보면 피고는 성명 불상자가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를 위험이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도 성명 불상자와 전화 통화를 할 때 개인정보를 알려주고 돈을 계좌 이체한 책임이 있는 만큼 피고의 책임을 50%로 한정한다"고 덧붙였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