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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벤처육성, 15년 전 DJ 때와는 다르다

입력 : 2013.05.15 11:03|수정 : 2013.05.15 11:03

재투자·재도전 기반 마련…자생적 투자활성화



정부는 15일 엔젤투자 및 기술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발표했다.

다양한 금융·세제지원으로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는 과거 정책과 맥락이 같지만, 초기 자금유입에 그치지 않고 투자금 회수와 재투자 등 자생적인 자금순환에 초점을 맞춘 게 가장 큰 특징이다.

◇ 과거 벤처육성 정책과 다른 점은 =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속에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대기업 중심인 산업체계를 중소기업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벤처기업 육성을 주요 경제정책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창업지원자금을 비롯한 정부의 직접지원과 세제 등 관련 제도의 개선, 전문인력 공급을 위한 스톡옵션 활성화 등 벤처기업에 자금과 인력을 유입시키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 같은 정책들은 초기 벤처 붐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지만, 투자금 회수와 재투자가 어려워 민간부문에서 투자를 주저하는 현상이 15년간 계속됐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은 창업초기 투자만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한 기업인들의 재투자를 촉진하고, 실패한 기업인에게 재기 기회를 마련해 성장 단계별로 투자금 조달체제를 정착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

벤처기업의 창업→성장→회수→재투자의 각 단계에서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순환구조가 형성되지 않으면 정부지원 및 신규자금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투자규모만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창업경험이 풍부한 벤처 1세대 등이 투자주체로 나서 자금과 함께 멘토링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등 투자의 질적 향상까지 이루겠다는 의도도 있다.

창업주 매각자금을 다른 벤처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 과세를 미루고 투자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비율을 늘리는 방안 등이 이를 위한 인센티브다.

실패 후 재도전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확대 및 연대보증 폐지 대상의 제2금융권으로의 확대 등 기업인들이 창업에 계속 도전하는 여건을 만들자는 것도 이번 정책의 특징이다.

2000년대 초반 벤처 붐이 꺼진 이후 사업실패에 대한 부담이 커 젊은 인재들이 쉽사리 창업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톡옵션 부여대상을 확대하고 교수·연구원의 창업기회를 확대하는 등 기술인력 유입 정책을 강화한 것도 과거 정책이 우수인력이 벤처에 도전케 하는데 부족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 기술기업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로 재투자 촉진 = 정부의 M&A 정책은 최근 세계적 기업들이 자체 연구개발을 줄이면서 M&A를 통한 기술획득을 늘리는 추세를 국내에도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M&A에 따른 세제 부담을 줄이고 대기업의 벤처기업 인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대형 자본의 M&A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것이 정책의 골자다.

미국의 경우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사(Cisco)는 1990년 기업공개 후 지난 20여년간 111개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고속 성장했다.

랜 스위치 장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1993년 크레센도 커뮤니케이션즈를 9천500만 달러에 인수하고 1998년 셀시어스 시스템스를 1억4천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시스코사는 이를 통해 통합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분야 세계 1위에 오르는 등 시장 선두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력을 기술기업 인수를 통해 빠르게 확보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직접 수행하는 연구개발 또는 특허권에만 세제 혜택을 줘 기술기업 M&A를 촉진할 유인책이 부족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계열사 확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 및 규제로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이 나서기 어려웠고, M&A를 통해 이익을 실현한 경우에도 과도한 양도·증여세 부담으로 창업기업에 대한 후속·재투자 여력이 소진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실제로 일본의 게임회사인 그리사는 작년 국내 벤처기업 파프리카랩을 인수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해 자산가치보다 현저히 높은 금액을 지급했다.

그러나 파프리카랩은 상속증여세법상 회사를 시가의 30% 이상으로 매각했기 때문에 초과부분에 대한 양도세(11%) 대신 증여세(최대 50%)를 내야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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