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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은퇴한 뒤에 돈 있는대로 끌어모아 창업하신 분들이 요즘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불황 탓에 장사도 안 되는 데 야속한 주인들이 임대료를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조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중국음식점이 내건 현수막 사진입니다.
보증금 5배, 월세가 2배 넘게 올라 폐업한다는 내용입니다.
[김배순(69)/건물 세입자 : 가진 자 하고, 없는 자 하늘과 땅이에요. 너무 슬퍼요. 정말 내 나이에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렇게 몸만 내 쫓겨요.]
이 곳은 서울 강남의 가로수길입니다.
최근 5년 사이 길가 점포의 임대료가 3배 가까이 오르면서 주변 상권이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임대료가 비싸진 큰 길가는 대기업 계열 의류 매장들 차지가 됐고, 가로수길을 유명하게 만든 화랑과 소규모 음식점은 뒷골목, 이른바 세로수길로 밀려났습니다.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대료를 연간 9% 이상 올리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세입자들이 임대료 인상을 못 이겨 쫓겨나는 이유는 뭘까?
법상 보증금과 월세를 합쳐 전세로 환산한 금액이 서울은 3억 원 이하, 수도권은 2억 5천만 원 이하여야 보호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주요 상권 대부분은 임대료가 이보다 높아서 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무한경쟁에 임대료 압박까지, 자영업자들의 85%가 폐업의 수렁으로 내몰리고 있어, 임대차보호법의 현실화가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