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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6자대표, 동아시아 순방…'중국 견인' 가속

입력 : 2013.05.13 03:59|수정 : 2013.05.13 03:59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3일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하는 것은 외교적 함의를 갖는다.

우선 시의성이 주목된다.

한반도를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한 지난 4월 한달을 힘겹게 보낸데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대북 정책의 원칙이 재확인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5월 이후 미국 정부가 북한 핵문제의 새로운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이는 전제조건없는 대화로의 전환과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

특히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협의에 주력하고 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의 이번 동아시아 순방도 중국을 가급적 미국의 정책목표에 보조를 맞추는 쪽으로 견인하려는 의도에서 추진된 것이라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데이비스 대표와 중국의 6자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최근 빈번하게 만나면서 대북정책을 협의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우 대표가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특히 당시 미국에서 우 대표가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을 "용인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제재를 더욱 강력히 추진해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연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자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있는 중국이 보조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대형은행들이 최근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중단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조치로 풀이된다.

오바마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의 윤곽은 지난 3월13일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ABC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똑같은 행태를 반복해왔다. 갑자기 숟가락으로 식탁을 두드리고는 식량 원조나 다른 양보를 얻어간다. 그리고 나서는 테이블로 돌아와 약간 협상하는 척하고는 지루해지면 도발적인 행동을 또 시작한다. 우리는 그런 패턴을 깨왔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협상과 도발, 위기상황 연출 등을 지속해온 지난 20년을 반성한 미국 정부가 앞으로는 이런 패턴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정부는 북한에 '현명한 선택'의 기회는 남겨두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조건을 제시했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3월초 뉴욕에서 밝힌 '4가지 원칙'이나 비슷한 시기에 데이비스 대표가 언급한 '대북 정책의 원칙'이 그것이다.

이를 요약하면 첫째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둘째 미국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보상하지 않을 것이며, 셋째 미국은 북한이 단순히 대화에 복귀하는 것에 보상하지 않을 것이며, 넷째 남북관계와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북한과의 근본적인 관계개선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다섯째 북한이 주변국을 도발할 경우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데이비스 대표는 15일 베이징에서 우 대표와 다시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세밀하게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북한이 중국 등의 설득을 명분으로 일정부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북한과의 대화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스 대표 자신이 지난 9일 미국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비록 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은 더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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