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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경쟁력 없다…‘국문학과 폐지’ 논란”
▷ 한수진/사회자:
배제대학교가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문학과를 폐지하겠다고 밝혀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재학률이 줄고 취업이 잘 안되는 학과를 개편하다보니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관련해서 장석주 시인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장석주 시인: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선생님. 배제대학교요.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이 학교에 국문학과 의미가 각별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 장석주 시인:
배제대학교에서 국문학과를 폐과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런 발상을 했다는 것이 놀랍고 착잡합니다. 우리대학은 민주시인 김소월을 배출하고 한글 개척자인 주시경 선생과 깊은 연관이 있는 학교인데요. 그런 학교에서 그런 문학과를 폐과한다는 것은 믿기 힘든 사실인데요. 대학이 이렇게 분위기에 휩쓸려서 국문과를 없애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참 의아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단과대 이름도 주시경 대학, 김소월 대학. 이렇게 했다고 하잖아요. 문인 배출을 자랑해 왔다고 하는데 이런 대학에서 국문학과를 없앤다는 것이죠. 학교 측은 국문학과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가 통합되어서 한국어 문학과가 된다. 이렇게 통폐합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게 가능하다고 보세요?
▶ 장석주 시인:
국문학과 하고 한국어문화 학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국문학과라는 것은 우리 얼과 정서, 뜻을 하는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는, 인문학적 소양을 가르치는 학과라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 라고 하는 것은 소통 매체. 혹은 수단으로서의 기능 언어를 가르치겠다는 이야기이거든요. 이 두 가지는 통폐합 될 수도 없고 큰 차이가 있죠. 이것을 합치는 것이 가능하다는 발상 자체가 저는 조금 놀랍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언어로서의 기능만 다루는 것은 아닌데 말이죠. 지금 배제대가 학과 통폐합의 이유를 대학 경쟁력 강화라고 했어요. 이 이유 자체도 조금 불쾌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 장석주 시인:
대학 학과들이 통폐합되는 것은 특히 취업률의 문제. 실용성과 효용성의 척도로 학과의 가치를 따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산업화 시대 이후의 대학과 이전의 대학은 조금 달라지기는 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진리의 전당이었다면 산업화 이후의 대학은 사회와 기업이 요구하는 기능적 인재를 양성하는 곳. 그런 측면이 있고 또 우리 사회는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사회 전체 분위기가 실용주의 적 측면으로 흘러간 경향을 볼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우리 정부에서 대학을 평가할 때 취업률을 첫 번째 척도로 놓고 봤다는 것이죠. 그래서 취업률이 낮은 과는 가치가 없다. 그래서 폐과시키거나 통폐합의 대상이 된다.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맞물려서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인데 국문학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 가치에 대한 인식의 부재가 이런 사태를 낳았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학의 존재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들죠?
▶ 장석주 시인:
그렇습니다. 국문학이라고 하는 것이 인문학의 한 축이죠. 가장 중요한 축인데 인문학은 사실 실용성이 그다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왜 살아야 하고 삶의 근본적 물음들에 대한 탐구. 그러니까 대학이 애초에 만들어진 것은 바로 그런 진리를 탐구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그런 인문학의 중요한 측면인 국문학과를 없앤다고 하는 것은 대학의 존재 기반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 인거죠.
▷ 한수진/사회자:
더구나 교육부의 대학 평가가 취업률을 우선 잣대로 하고 있다는 것. 이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게 학과 구조조정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이죠?
▶ 장석주 시인:
그렇죠. 그게 제일 문제인 것이죠. 대학을 취업률을 기준으로 줄 세우기를 하고 취업률이 낮은 학과를 없앤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천박한 실용주의적인 발상이거든요. 그런 발상에서 벌어진 희생양이 바로 국문과가 표적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 저는 조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욱부 라면 국문과는 당연히 두도록 그런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들도 있던데요.
▶ 장석주 시인:
그렇죠. 국문과라고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얼과 정서. 그리고 그 역사. 그것을 키우고 어떤 민족적 자부심을 갖게 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학문 분야가 바로 국문학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교육부에서 그런 국문학을 없애는데 일조하는 이런 정책을 밀고 나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죠.
▷ 한수진/사회자:
최근 철학자의 사물들이라는 책을 내셨죠. 여기서 강조하시는 것도 바로 그런 인문학 정신이신 것이죠.
▶ 장석주 시인:
그렇습니다. 삶의 위기가 닥칠 때 그 길을 알려주는 지혜를 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거든요. 그런 지혜를 갖지 못할 때 우린 개개인은 위기를 맞게 되고 그런 위기를 맞은 개개인들로 구성된 민족은 더 큰 위기를 맞게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장석주 시인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