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추경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시종 논란이 됐던 이른바 지역민원성 '쪽지예산'이 강한 비판여론에 밀려 막판에는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쪽지 추경' 논란은 각 상임위원회가 2조2천억원 가량의 증액의견을 올리면서 제기됐다. 매년 본예산 심사 때마다 반복되는 지역구 의원들의 '민원 챙기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당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7일 정부가 편성한 추경사업에서 5천340억원을 감액하고, 각 상임위원회에서 제시된 증액의견 5천238억원을 반영한 내용으로 추경안을 확정하자 '상임위 민원 끼워넣기'라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외견상으로는 각 상임위원회가 제시한 증액의견 약 2조2천억원 가운데 4분의 1 정도가 예결위 심사에서 반영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본회의 의결을 거쳐 비로소 공개된 추경안 세부내용을 보면 지역구 민원성 예산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지역별 증액의견은 예결위의 막판 추경심사 단계에서 무더기로 배제된 셈이다.
국회의 증액분 5천238억원 가운데 1천500억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경영안정 지원과 소상공인 지원기금을 증액하는 데에 배정됐다.
지역사업의 경우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건설보조 200억원, 경북도청 진입도로 예산 100억원, 신안산선 복선전철 50억원, 평창올림픽 급수체계 개선 30억원이 증액된 정도다.
부산신공항 사업을 위한 항공수요조사 예산으로 10억원이 배정된 것도 지역 숙원사업이라는 점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예결위 소속 한 의원은 "추경에 쪽지예산을 반영했다가는 역풍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동료 의원들에게 욕먹을 각오를 하고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는 각 지역현안에 대한 배려가 미흡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소속 신학용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국립대로 법인화한 인천대에는 한 푼도 지원이 안 됐다"면서 "누리과정, 학교 비정규직 개선 등의 예산도 신청했는데 결국 상임위 역할은 없어진 꼴"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표는 재석의원 226명의 58%인 130명에 그쳐 절반을 간신히 넘겼다. 69명이 반대, 27명이 기권했다.
다만 심사의 막판 쟁점이었던 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부지매입비로 300억원이 반영된 것은 결국 쪽지예산이 관철된 것으로 지적된다.
과학벨트 사업 논란은 충청권의 주요 국책사업이라는 점에서 국회의원 개개인의 민원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반론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대전 등 지역 의원들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