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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관광특구 전체도 금연"…논란 많은 금연구역 확대

심영구 기자

입력 : 2013.04.28 14:59

상징적인 금연구역은 그만


"담배 피울 데가 없다", "어디 가서 피우란 말이냐", "흡연이 죄냐"

부쩍 이렇게 투덜대는 흡연자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흡연을 죄악시하면서 금연을 권장하고 또 담배 피울 수 있는 공간을 줄여가는 추세가 이어지다보니 그렇겠죠.

흡연률 감소와 금연 구역 지정은 비슷하면서도 좀 다릅니다. 흡연은 자신의 선택이기에 담배 겉면의 경고문구나 광고 규제 등으로 흡연률 감소를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집행하는 반면(최근 논란이 됐던 담뱃값 인상 문제도 그렇습니다.) 금연 구역 지정은 간접 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측면에서 도입됐습니다.

금연 구역은 법으로 정했거나, 자치단체 조례로 혹은 단체장이 지정했거나, 아니면 회사 사주나 건물주가 알아서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법이나 조례 같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만들어서 토론과 검토, 심사를 거쳐 표결까지 해 정해진 금연 구역이 있는가 하면(그러면 대개 벌칙 조항이 뒤따릅니다. 즉 강제성이 있다는 거죠.) 그렇지 않고 자율 규약 비슷하게 만든 것들도 있습니다.(알아서 하라는 것이지만, 사주가 회사 내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는데 이를 대놓고 어길 간 큰 사원은 별로 없겠죠.)

비흡연자이거나 흡연자라도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일부의 행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런 금연구역 확대를 대개는 찬성하고 지지할 것 같습니다. 제도를 만들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벌을 주는 식으로 하면 눈에 띄는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국민건강증진법에서 여러 조항에 걸쳐 규정하고 있는 담배와 흡연에 대한 규제는 그래서 상당히 효과가 있어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음식점, 150제곱미터 이상의 크기인 곳은 현재 시설 전체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됩니다. 2014년부터는 100제곱미터 이상으로 확대되고, 2015년부터는 모든 음식점에서 금연해야 합니다. (다만 별도 흡연실 설치는 가능합니다. 흡연구역, 금연구역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담배만 피우는 곳을 따로 설치하라는 겁니다.) 이를 위반하면 업주에게는 5백만원 이하,  흡연자에게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현재 법 내용이 그렇습니다.

법에서는 이런 음식점 등 건물 실내를 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실내에서의 흡연은 환기도 잘 안되고 하니 더 간접 흡연 피해가 크다고 봐서 법으로 더 강하게 규제를 하는 것이죠. 조례나 규칙으로는 실외 금연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2010년 제정된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 방지 조례]입니다. 서울광장이나 광화문광장 등은 서울시장이 지정한 금연구역입니다. 강남대로, 남부터미널 주변 등은 해당 구청장이 지정했습니다. 아무래도 실외 흡연은 실내에 비해서는 간접 흡연 피해를 줄 가능성이 적지만 많은 사람이 오가거나 어린이 청소년이 많이 다니는 광장이나 버스정류소, 공원, 어린이집 주변 등은 금연하는 게 맞다고 봐서 만들어진 조례와 규칙들이죠. 2011년부터는 단속을 통해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서울시의회의 한 의원이 발의한 조례 개정안은 바로 저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 방지 조례]를 개정하는 내용입니다. 이 조례에서 정한 금연구역에 '관광특구'를 포함시키겠다는 겁니다. 관광특구는 한해 관광객 10만 명, 서울의 경우엔 50만 명 이상으로, 관광객을 맞을 만한 제반 시설이나 환경 등 여건을 갖춘 곳을 단체장이 지정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명동·남대문·북창동, 이태원, 동대문 패션타운, 종로·청계천, 잠실 등 5곳이 관광특구입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지역인 만큼 금연구역으로 정해 청정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게 이 개정안을 발의한 시의원의 설명입니다.

엔저 때문에 요즘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서 수익도 줄었다는 특구 내 상인들은 당연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해갑니다. 일부 흡연자들은 또 금연구역을 늘린다는 것에 대한 피로감을 말합니다.("너무하는 거 아니야?") '피로감'이라는 느낌에는 공감이 갑니다.

"어디어디는 이제부터 금연구역" 하려면 금연구역 스티커와 현수막 붙이는 것 못지 않게 단속도 필요합니다. 강남대로를 금연구역으로 정한 서초구청과 강남구청의 사례가 대비됐던 건 단속 인력이 크게 차이났기 때문인데 어쨌든 서초구청이 18명을 투입해 강력한 단속을 폈기에 강남대로는 어느 정도 금연구역으로 정착이 됐습니다. 그런데 금연구역은 서울에만 3천여 곳인데 단속인력은 서울시, 자치구 25곳 포함해 60여 명입니다. 단순하게 숫자로 따져보면 단속원 1명이 50곳 정도를 맡아야 하는 거죠.

앞서 다소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법에서는 실내, 조례나 규칙으로 실외 금연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례 개정안은 '관광특구'라는 일정 지역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정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지역 전체라면 거리나 대로, 광장 같은 실외는 물론이고 음식점이나 술집 등 모든 곳을 포함합니다. 음식점의 예를 다시 들면 현재 법에서는 150제곱미터 미만의 크기에서는 흡연할 수 있는데 이 조례가 개정되면 금지되는 셈입니다.

금연구역으로 선언하고 이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알아서 흡연을 자제하도록 하게 만들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분위기를 만들고 마음을 바꿔 행동 변화도 유도하는 방식도 필요하죠. 그러나 동아리 금연 규칙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법이나 조례를 만들 때는 더 엄밀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관광특구를 청정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명분'은 충분합니다. 그러나 지정은 하되 단속은 못 하는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면 그런 법과 조례에 권위가 설지 의문입니다. 흡연자들도 동의하기 어려울 겁니다.

개정안은 이제 발의 단계라 상임위 검토와 심사를 거쳐 더 나은 수정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규제안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