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오산, 과거 한몸이던 두 지자체가 3년 전 사소한 기 싸움을 벌였습니다. 결과는 혈세 낭비. 국철 1호선 서동탄행 열차와 서동탄역 이야기입니다.
취재팀은 평일 퇴근 시간 경기도 동탄신도시 입구에 있는 서동탄역을 찾았습니다. 3년 전 지어진 역인데도 워낙 사람이 없다 보니 유령역을 방불케 했습니다. 서울에서 서동탄으로 들어가는 열차를 타 봤는데요. 전동차마다 꽉 채운 승객들이 병점역에 다다르자 우르르 내렸습니다. 동탄 신도시는 서동탄역이 훨씬 가까운데도 대부분 하나 전인 병점역에서 내리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종점이자 다음 역인 서동탄 역까지는 전동차가 거의 빈 채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서동탄역은 차량기지가 있는 종점역입니다. 병점역을 오가는 열차가 훨씬 많고, 동탄신도시에서 오산 방향 하행선을 타려면 어차피 병점으로 나와야 합니다. 신도시 주민들이 서동탄역을 이용하게 만들려면 환승 체계를 잘 갖췄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서동탄역에 오는 버스 노선은 단 두 개뿐입니다. 그나마도 30분에 한대 꼴로 오다 보니 이 역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승객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결국, 매일 아침 출근길에 나선 동탄신도시 주민들은 역사 주변 화단이나 논두렁 옆길 할 것 없이 차를 대느라 분주합니다. 전철을 타려고 매일 2백 명 넘는 주민이 승용차를 갖고 나와서 주차하고, 또, 퇴근길엔 전철에서 내려 차를 타고 돌아가는 불편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3년 전, 신도시 개발로 하루 이용객을 6천 명으로 추산한 화성시는 3백69억 원을 들여 이 역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승객은 예상치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올해 일 평균 이용객이 1천 6백여 명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화성시는 2010년부터 30년간 코레일에 적자를 보전해주기로 약속한 상황인데요. 게다가 버스 역시 회사에 손실 보전금을 주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재작년과 지난해엔 6억 원 넘는 주민 예산이 적자 메우기에 들어갔습니다.
이용객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게 명약관화인 상황에서, 대중교통과 환승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역을 내버려 둔 이유는 뭘까요. 다소 황당한 사건이 발단입니다. 역에 인접한 두 지자체, 화성시와 오산시는 2010년 역 명칭을 갖고 기 싸움을 벌이다 감정이 틀어진 게 발단이 됐습니다. 서동탄역 역사와 부지는 행정구역상 오산시 외삼미동에 속해있습니다. 오산시는 당시 역 이름을 외삼미역으로 하자고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화성시는 화성 동탄신도시를 위해 만든 데다, 돈도 자기들이 냈기 때문에 서동탄역으로 할 것을 고수했습니다.
이후로 3년이 넘도록 화성과 오산 두 지자체는 버스 확충이나 주차 공간 확대 등 긴밀한 협의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을 서로 나 몰라라 방치 했습니다. 화성시 관계자는 “당시 앙금이 요즘엔 많이 가라 앉았다”며, “그 문제는 이젠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화성시는 올해 초 경기도에 도움을 요청해 오산시와 협의에 나선 상태입니다. 현재 오산은 과거 화성시 오산읍이 발달해 시로 승격한 도시입니다. 동기간인 두 지자체가 지금이라도 현명한 해법을 찾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