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권의 첫 부분이 장발장을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게 한 디뉴의 주교를 설명하는데 할애돼 있다면, 뒷부분 절반은 코제트의 생모, 팡틴을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빠트릴 수 없는 장소가 바로 팡틴이 코제트를 맡기는 여인숙이다. 여인숙이 있는 장소는 몽페르메유. 우리로 치면 경기도쯤 되는 파리 근교 일 드 프랑스(Ile de France)지방으로, 파리에서 서쪽으로 17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사진1) 현재의 몽페르메유 중심가 (출처: site officiel de la Ville de Montfermeil)
프랑스의 여느 마을과 마찬가지로 마을 한 가운데 성당이 있는데 저자인 빅토르 위고는 1845년 당시 성당 근처에 있는 여인숙 <Au rendez – vous d’Austerlitz(오스텔리츠에서 만남)>에서 묵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이 바로 코제트를 맡아 키우며 끝까지 장발장을 괴롭히는 테나르디에 여인숙의 모델이 됐다고 한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몽페르메유는 유적이 많아 남아 있어 보존되고 있는 프랑스 마을들과는 달리 현대화가 (특별한 유적지가 없는지?) 많이 진행된 모습이다. 여인숙이 있던 곳 등은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아 과거 사진을 참고로 올린다. 영화나 뮤지컬에 묘사된 테나르디에 여인숙과 근처 풍경 등을 떠올리게 한다.

빅토르 위고는 이 마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꽤 큰 마을로,일 년 내내 석고로 된 별장들로 장식돼 있고,일요일에는 화려한 시민들로 장식돼 있다. 1823년의 몽페르메유에는 그렇게 많은 흰 집도,그렇게 만족한 시민도 없었다. 그것은 숲 속의 한 마을에 불과했다.”
←(사진 2): 몽페르메유 중심가 , 20세기초. 출처: 위키피디아)
테나르디에의 여인숙 이름은 “워털루의 상사에게”(Au Sergent de Waterloo)로 기록돼 있다. 워털루 전쟁에 참여해 전리품들을 훔쳐 모은 돈으로 테나르디에는 여인숙을 마련하고, 자신이 엉성하게 직접 그린 간판을 붙였다. 영화나 뮤지컬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원작에서는 워털루 전쟁이 지리할 정도로 자세히 묘사돼 있다. 결국은 테나르디에와 코제트의 남편이 되는 마리우스의 인연을 설명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테나르디에는 워털루 전쟁에서 마리우스 아버지의 생명을 구한다. 그리고 마리우스는 나중에 바리케이드 전투에서 죽은 거리의 소년 가브로쉬의 시신을 안고 바리케이드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 가브로쉬는 테나르디에가 버린 아들이었다. 이 부분을 위고는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가브로쉬의) 아버지가 그(마리우스)의 아버지를 위해 했던 것 .그는 그것을 아들에게 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테나르디에는 그의 살아있는 아버지를 가지고 돌아왔었는데 그는 죽은 어린애를 가지고 돌아왔다.”
마리우스와 테나르디에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바로 테나르디에의 딸 에포닌이다. 뮤지컬의 대표적인 노래 가운데 하나인 ”On my own”을 통해 마리우스에 대한 짝사랑을 노래했던 에포닌은 결국 마리우스를 겨냥한 총을 맞고 대신 숨진다. 온갖 악행을 일삼으며 장발장과 코제트, 마리우스를 괴롭히지만 결국 자기 자식들을 비명에 보내고 만다는 위고의 스토리는 참으로 기막히다.
1862년, 소설이 발간되면서 조그만 마을, 몽페르메유는 금방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렇게 되면서 장발장이 코제트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샘의 이름은 장발장 샘으로 바뀌었고, 어린 코제트가 무서움에 떨면서 가로질러 갔던 숲은 장발장 공원으로 명명됐다고 한다. 장발장 공원은 그 뒤 더욱 확장, 개보수를 거치면서 수목원으로 발전됐다.
↑(사진 3) 장발장 공원: (출처: site officiel de la Ville de Montfermeil)

“숲 언저리에서 샘까지는 칠팔 분 거리밖에 되지 않았다.코제트는 낮에 썩 자주 와 보았기 때문에 그 길을 잘 알고 있었다….그것은 황토 바닥에 팬,깊이가 두어 자 되는 천연적인 좁은 샘이었다.주변에는 이끼가 끼어 있고, 속칭 앙리 4세의 목도리라는 줄무늬 있는 큰 풀이 우거져 있고, 굵직굵직한 돌이 몇 개 깔려 있었다. 한 줄기 시냇물이 조용한 소리를 내며 거기서 졸졸 흘러내리고 있었다.”
←(사진 4) 장발장 샘: (출처: site officiel de la Ville de Montfermeil)
저자인 빅토르 위고는 1845년 7월, 몽페르메유에 잠시 머물렀고 그 해부터 소설 집필을 시작해 망명지인 영국의 건지섬에서 1861년에 초고를 완성해 1862년에 발간했다. 프랑스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다는 대 서사시 < Les Miserable>은 이렇게 완성되기까지 장장 17년이라는 세월을 필요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