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고의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나치 정부의 선전에 일조해 비난을 받은 레니 리펜슈탈(1902∼2003)의 다큐멘터리 영화 `올림피아'의 판권이 비밀리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가 보도했다.
이 영화는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우승 장면도 담고 있다.
24일 빌트에 따르면 리펜슈탈이 지난 2002년 이 작품의 판권을 IOC에 40만 유로에 넘겼으며, 이 작품의 공동 소유권을 갖고 있던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정부가 이를 묵인했다.
슈뢰더 정부가 작품의 판매에 동의한 것은 2012 하계 올림픽의 라이프치히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결국 라이프치히는 평점에서 5위안에도 들지 못했다.
빌트는 슈뢰더 정부가 예술작품을 외국으로 반출시키지 못하도록 규정한 `독일문화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1920년대 무용수로 출발해 영화로 옮겨온 리펜슈탈은 아돌프 히틀러의 요청으로 1934년 나치 전당대회를 기록한 `의지의 승리', 1936년 `올림피아'를 감독했다.
리펜슈탈은 이들 작품에 대해 나치 정권과 무관하게 완벽히 예술적인 독립성을 갖고 영화를 찍었기 때문에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지만, 독일 연방영화자료원은 예산이 많이 든 서사적인 이들 영화가 나치 정권의 재정지원을 받았으므로 정부의 자산이라고 맞서왔다.
1964년 옛 서독 정부는 리펜슈탈과 이들 영화에 대한 공동 소유권을 갖는 대신 영화의 사용권은 리펜슈탈이 유지하는데 합의했다.
`올림피아'는 3개 언어로 여러 차례 새로 편집됐으며, 전후 버전에는 히틀러와 아리안 민족을 영웅화하는 장면이 삭제됐다.
이 영화는 나치 선전용이라는 논란에도 서독과 미국 영화관에서 상영됐고, 새로운 영화 제작 기술을 선보인 점을 높이 평가받아 많은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탔다.
미국 타임지는 역대 최고 영화 100선에 올림피아를 올린 바 있다.
(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