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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 158만 명…턱없이 낮은 치료자 수

노유진 기자

입력 : 2013.04.23 20:56|수정 : 2013.04.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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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술을 얼마나 자주 마시면 알코올 중독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사실 주량이 다르니까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음주 조절이 안돼서 직장이나 학교, 집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면 그건 당연히 중독입니다. 2011년 알코올 중독자는 158만 명이었는데, 치료를 받거나 받고 있는 사람은 8.6%에 불과했습니다. 43%인 미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입니다.

노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늦은 밤 서울역.

한 남성이 맨바닥에 퍼져 앉아 흥얼거립니다.

옆에는 술병이 놓여 있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다가 난간에 앉아서 휘청거리는가 하면, 이 여성은 술에 취한 나머지 아예 바닥에 누워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모두 술이 문제입니다.

알코올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있는 사람은 158만 명.

하지만, 정부에서 운영하는 알코올 치료 시설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연간 5천여 명을 치료할 수 있는 알코올 상담센터가 45개.

애당초 90여 개를 건립하려 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45개로 끝났습니다.

복지부에서 민간 병원 6곳을 알코올 전문병원으로 지정했지만, 일반 환자들과 함께 치료하는 곳이라 알코올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알코올 중독환자만 전문으로 치료하는 '카프' 병원도 곧 문을 닫을 처지입니다.

카프 병원 운영 예산을 지원해왔던 한국 주류 협회가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겁니다.

이처럼 여성병동은 이미 지난 2월에 문을 닫아 병실이 텅 빈 상태입니다.

남성병동은 아직 운영 중이지만, 문을 닫으면 모두 나가야 합니다.

[카프병원 환자 :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같은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여기 병원이 없어진다는 건, 갈 곳이 없어진다는 게 사실 맞는 것 같아요.]

알코올 중독은 치료해야 낫는 질병입니다.

치료할 병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알코올 중독은 가정과 사회를 갉아먹는 무서운 질병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설치환,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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