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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폭행은 별일 아냐"…속수무책 '가출팸'

김종원 기자

입력 : 2013.04.23 20:29|수정 : 2013.04.2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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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폭력의 사각지대 중 하나가 가출한 청소년들입니다. 가정이나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속수무책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원룸과 유흥가가 밀집해 있는 거리.

밤이 되자 청소년들이 몰려나옵니다.

[가출 청소년 : (몇 학년이에요?) 중 3이요. 술집에서 술 마셔요. 노는 게 좋으니까!]

대부분 인근 원룸이나 고시원에 무리를 지어 사는 가출 청소년들, 이른바 가출팸입니다.

거리에서 만난 가출 청소년들은 학교폭력부터 절도까지, 한 번쯤 범죄를 저질러 봤다고 털어놓습니다.

[가출 청소년 : 사람도 때리고 핸드폰도 뺏어보고 갖은 경험 다 했어요.]

절도나 폭행이나 모두 형사법상 범죄행위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 아이들은 스마트폰 훔치다 잡히는 건 무섭고, 친구 때리다 잡히는 건 별일 아니라고 말합니다.

[가출 청소년 : (휴대전화 훔친 것과 친구 때린 것 중 어떤 게 처 벌이 더 무서워요?) 차라리 싸우는 걸로 하는 게 낫죠 (처벌을 덜 받 죠). 신나게 때리다가 '죄송합니다'하고 '친구야 화해하자' 하고 악수 한 두 번 하면, 선생님이 '그래, 화해했으니까 이제 됐어, 가.' 하고 끝나요. (친구) 때려서 형사처벌 받는 사람 한 명도 못 봤어요.]

반면, 스마트폰 훔치다 걸린 청소년에겐 학교도, 경찰도 단호했다고 합니다.

[중학생 : 휴대전화 하면(훔치면) 바로 학교 잘려. 퇴학이야.]

같은 청소년 범죄인데 처벌이 다르단 말입니다.

학교폭력이 줄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인철/변호사 : 일반 학교폭력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 합의를 되거나 아니면 학교 내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서 비교적 경미한 처분이나 처벌을 받는 것임에 반해서 절도라든지, 특수 절도 같은 경우 더 중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요.]

친구를 잔혹하게 폭행하고도 반성은 커녕 오히려 이런 온정주의를 이용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조정실/학교폭력피해자 가족협의회 회장 :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도요, 조사를 받으러 올 땐 교복을 입고 온다는 거에요. 교복을 입고 온 자체 만으로 벌써 동정을 받고….]

[학교폭력 가해자/SBS 스페셜 '학교의 눈물' : (판사님 한 번 만 봐주세요.)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요. 판사님.]

[천종호/판사 : 안 돼, (형량)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처벌 강화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와 학교가 쏟아내는 학교폭력 대책은 학교 다니는 아이들 위주입니다.

하지만 강력범죄 수준으로 흉포화된 학교폭력 가해자는 대부분 가출 청소년.

학교폭력의 근본적 해법이 가출 청소년 실태 파악부터 시작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이재성,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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