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이하 지슬, 감독 오멸)이 독립영화 흥행 신기록을 달성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슬’은 22일 전국 59개 스크린에서 893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 12만 3,253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슬'은 종전 '똥파리'(12만 2,918명 동원)가 가지고 있던 독립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독립영화 최고 흥행작은 292만 명을 기록한 '워낭소리'지만, 다큐멘터리 장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극영화로는 '지슬'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슬'은 1948년 제주섬 사람들이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은 폭도로 간주한다'는 미군정의 소개령을 듣고 피난길에 오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화의 제목은 '감자'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극중에서 감자는 인물과 사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 작품은 지난 1월 열린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신위, 신묘, 음복, 소지에 이르는 제사의 4가지 형식을 소제목으로 구성한 '지슬'은 영화 자체가 곧 우리 현대사를 기리는 제의(祭儀)라고 할 수 있다. 전국 12만 관객들은 오멸 감독이 이끄는 씻김굿에 동참하며 비극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진 셈이다.
'지슬'은 개봉 6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전국 상영관 수가 크게 줄지 않고 있어 보다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