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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의 파장이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는데요. 워싱턴 인사이드, 오늘(20일)은 보스턴 테러 사건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워싱턴 이성철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네, 워싱턴입니다.) 지금 보스턴은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슬픔에 잠겨 있을 겨를도 없다', 이런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보스턴은 지금 비상 상태, 긴장 상태, 공황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장 경찰 수천 명이 투입돼서 보스턴 일대 근교에서 수색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보스턴 서쪽에 위치한 워터타운 지역을 포위하고 마라톤 폭탄 테러의 용의자 1명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형제 용의자 2명 가운데 1명, 동생이 워터타운 지역에 잠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형은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이 둘은 26살과 19살의 형제인데 러시아 국적에 체첸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체첸에 인접한 다게스탄의 학교를 다녔고, 10년 전쯤 내전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망 중인 동생은 매사추세츠 주의 대학생으로 확인됐습니다.
워터타운에는, 이들 형제의 삼촌이 와서 조카에게 자수를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잠적한 용의자가 여러 종류의 폭탄으로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워터타운을 비롯한 보스턴 일대 주민들에 대해 모두 문을 잠그고 집 안에 머물라는 '락다운' 조치를 취하고, 구석구석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보스턴으로 향하는 열차 운행도 중단됐습니다.
워터타운은 하버드 대학교가 있는 케임브리지에서 서쪽으로 불과 7km 떨어진 곳입니다.
총격전이 발생한 MIT와 하버드대를 비롯해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일대 학교들은 모두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앵커>
네, 그런가 하면 명문대학이죠, MIT 매사추세츠 공대 캠퍼스에서까지 총격전이 벌어져서 정말 미국인들 충격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MIT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유명 대학이죠, 보스턴에 있습니다만, 현지 시간 목요일, 우리 시간으로는 어제(19일) 캠퍼스에서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먼저 용의자 형제 2명은 한 편의점에서 강도 행각을 벌인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MIT 대학 캠퍼스에서 대학 주재 경찰관을 마주쳤고, 수 차례 총격을 가해 결국 이 경찰관을 숨지게 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이어서 한 SUV 차량 운전자를 총으로 위협에 이 차를 빼앗아 타고 워터타운으로 향했습니다.
테러 용의자들은 워터타운 부근에서 차 창문 밖으로 폭탄을 던졌고, 경찰과 총격전 끝에 두 명 중 1명, 형제 가운데 형이 사망했습니다.
달아난 동생이 워터타운으로 잠입했고 경찰이 지금까지 그의 행적을 쫓고 있는 것입니다.
마라톤 테러 사건 초기에 답보 상태였던 수사가 속도를 낸 건 수많은 제보 사진과 곳곳의 CCTV 카메라에 찍힌 동영상 덕분이었습니다.
수사 당국은 현장 사진을 통해 범행에 압력솥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제(18일) 밤에는 용의자가 붙잡혔다는 일부 보도가 오보로 확인됐습니다만, 경찰은 결국 여러 장소, 또 다양한 각도에서 찍힌 비디오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용의자 2명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앵커>
네, 미국 전역이 충격이 클텐데요. 미국 정부와 오바마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직후에 보스턴으로 향해서 현지 추모행사에 참여했죠.
'미국민들, 지금은 비록 폭탄 공격을 받아서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설 것이다. 보스턴 마라톤은 계속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오바마/미 대통령 : 그들이 우리를 겁먹게 하고 공포에 빠뜨리려 했다면 잘못 짚었습니다. 여기 보스턴은 아닙니다. 여기 보스턴은 아닙니다.]
미국 정부는 테러 수습과 용의자 검거를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에릭 홀더 법무장관과 로버트 뮐러 FBI 국장, 리사 모나코 국가안보대테러 보좌관의 브리핑을 받으면서 대응책을 지시하고 있습니다.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는지가 관심인데, 로이터 통신은 용의자 중 한 명이 러시아어로 된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에 체첸 독립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테러 용의자들이 러시아 국적인 것으로 드러나자,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푸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필요하다면 사건 조사에 협조할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터키는 용의자들이 터키를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자, 단지 방문을 했을 뿐, 터키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보스턴 테러의 여파로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수도 워싱턴도 어수선한 상황이겠네요.
<기자>
중요한 국제 회의죠,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IMF-월드뱅크 춘계 연차 총회가 지금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각국의 경제 사령탑들이 참가해 올해 앞으로 세계 경제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중요한 논의를 하는 자리인데요.
회의장 안팎에서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을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습니다.
세계 경제의 방향을 좌우할 중요한 회의들입니다만, 지금 워싱턴의 시선은 온통 보스턴을 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