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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엄마 가산점제' 논란…어떻게 봐야 할까?

남승모 기자

입력 : 2013.04.19 13:35|수정 : 2013.04.19 13:45

여론조사 '찬성 61.3%' VS '반대 24.8%'


'군 가산점제' 논란에 이어 이른바 '엄마 가산점제'를 신설하는 법안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엄마 가산점제'는 임신과 출산,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재취업할 때 일정 범위 안에서 가산점을 주도록  하는 내용이다.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육아를 위해 희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지만 이 역시 '군 가산점제'와 마찬가지로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예상과 달리 여성계까지 반대하고 나서면서 양상이 더욱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엄마 가산점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엄마 가산점제' 왜 나왔나?

'엄마 가산점제'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함께 꾸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출발점으로 한다. '일과 가정의 병립'…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의 하나로 등장한 것이 바로 '엄마 가산점제'이다.

일과 가정이 병립할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해야 할  대상자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대상은 일할 의사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여성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한 경험과 의사가 충분한 만큼 재취업 가능성도 크다.

또한 저출산이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적 기여도를 기준으로 따진다 해도 임신·출산·육아를 위해 자신의 경력을 희생한 '엄마'들을 지원을 하는 것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군 복무자들을 위해 '군 가산점제'롤 도입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 '엄마 가산점제' 내용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엄마 가산점제'의 정식 법안명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다. 개정안은 임신·출산·육아의 이유로 퇴직한 후 국가 등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의 입사에 응시하는 경우 과목별 득점의 2% 범위에서 가산점을 주도록 하고 있다.

다만 가산점을 받아 채용시험에 합격하는 비율은 선발예정 인원의 20%를 넘지 않도록 하고, 대통령령에 따라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횟수와 기간에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또 가산점을 받아 합격한 경우 호봉 또는 임금을 산정할 때 임신·출산·육아 기간을 근무경력에서 제외해 이중 보상을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

대상자가 엄마라는 것만 빼면 국회 국방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군 가산점제' 부활 법안의 가산점 부과 방식과 똑같다. 여성이 대상인 '엄마 가산점제'와 남성이 대상인 '군 가산점제' 사이에 자칫 양성간 형평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조건을 동일하게 맞춘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1년 6월 현재, 15세에서 54세 이하 기혼여성 986만6천명 가운데 결혼이나 임신, 출산 등으로 직장을 그만 둬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전체의 19.3%인 19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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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찬반 논란

'엄마 가산점제'는 '군 가산점제' 만큼, 아니 그 이상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거리에서 만난 상당수 시민들은 육아라는 사회적 기여를 감안하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거리 인터뷰에 응한 한 여성은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도 있는데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여성을 위해서 가산점을 줄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한 남성은 '아기 낳고 하느라고 직장 못 다닌거 아니냐. 그런 여성들을 위한 가산점 제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연히 찬성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여성계의 반응도 싸늘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권미혁 상임대표는 이 법안이 '군 가산점제' 법안과 함께 자칫 육아는 여성의 일, 군대는 남성의 일이라는 식의 그릇된 성 역할 인식을 가져올 수 있다며 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얼핏 '군 가산점제' 논란 때처럼 성별에 따라 찬반이 갈릴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엄마 가산점제'의 경우 그렇게 단순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법안에 대한 일반 국민의 생각은 어떨까?

◈ '엄마 가산점제' 찬성 61.3% VS 반대 24.8%

모노리서치가 지난 16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71명을 대상으로 '엄마 가산점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저출산 대책과 여성인력 활용안으로 찬성한다' 61.3%, '남녀 형평성의 문제가 있으므로 반대한다' 24.8%로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잘 모름'은 13.9%였다.

특히 응답 내용을 성별로 분석한 결과, '엄마 가산점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남성이 64.7%, 여성이 58.0%로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서 찬성 의견이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40대의 찬성 비율이 높았다. (95% 신뢰수준 ±2.99%p /  응답률 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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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기여,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군 가산점제'와 '엄마 가산점제'가 국회에서 동시에 논의되자 일부에서는 이 두 제도를 성 대결적인 구도로 몰아가는 듯한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두 제도는 취업 가산점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채용시장이 확연히 구분돼 있다.

대상자의 특성상 '군 가산점제'의 경우 신입사원 채용 때 적용되는 반면, '엄마 가산점제'는 경력사원 채용 때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채용시장의 타겟층 자체가 다른 것이다. 따라서 두 제도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다만 두 제도 모두 특정 대상에게 취업 때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형평성 논란은 피할 수 없다. 미혼 여성이나 전업 주부, 남성 육아 퇴직자, 혹은 직장 경력 입증이 어려운 열악한 고용형태에 종사했던 사람들과 비교하면 휠씬 유리한 조건을 갖게 되는 것만큼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여라는 측면을 감안하면, 또 제도가 모든 개별적인 특수 사안까지 일일이 고려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점을 감안한다면, 두 제도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왜 시작됐는지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결국 문제는 '사회적 기여'를 한 부분에 대해 우리 구성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해야 하는지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다. 논란이 논란으로 그치지 않고 정책으로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치권이 해야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