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대법 "기업담합 판단, 관련상품시장 구체화 전제돼야"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입력 : 2013.04.18 14:29


대법원 2부는 가격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롯데칠성음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공정거래법상 담합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관련상품시장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거래 대상인 상품의 기능과 효용의 유사성, 구매자들의 대체 가능성에 대한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전제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원심은 담합 행위에 관한 관련상품시장을 과실·탄산·기타음료 시장으로 구분하지 않고 전체 음료상품 시장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원심 판결을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본 음료상품들은 샘물부터 두유류, 기능성 음료, 스포츠음료, 탄산음료, 과실음료, 커피까지 포함돼 있다"면서 "이들 상품이 기능과 효용 등에서 동일한 상품시장에 포함된다고 쉽게 인정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라고 정리했습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은 담합 여부의 판단 전제가 되는 관련상품시장이 제대로 정해졌는지를 먼저 정확히 살폈어야 하나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다"라고 판시했습니다.

앞서 롯데칠성은 해태음료 등 음료업체 4곳과 함께 2008년 2월부터 2009년 2월 3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담합하고, 2008년 12월께에는 해태음료와 주스 가격 인상을 합의했다는 이유로 2009년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7억원의 납부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에 롯데칠성은 해태음료와만 담합했을 뿐이고, 이마저도 주스 제품에 한정된다며 공정위의 처분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원심은 롯데칠성의 가격 담합을 인정했고, 담합 행위와 관련한 상품 시장도 전체 음료 제품시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소비자 기호가 다양해지고 급변하는 만큼 음료상품의 수명이 짧아지고 종류도 다양해져 항목 구분이 모호하고, 음료상품 사이에 상호 대체가능성 및 잠재적 공급대체성이 있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