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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Y] "아 자막이여"…이병헌도 넘지 못한 외화의 굴레

김지혜 기자

입력 : 2013.04.10 11:18|수정 : 2013.04.10 11:18


이병헌의 두 번째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2'(감독 존 추)의 국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아이.조2'는 9일 전국 3만 2,232명의 관객을 동원해 전날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164만 568명. 

지난 3월 28일 개봉한 '지.아이.조2'는 첫 주말 한국과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가공할만한 화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2주차에 접어들면서 신하균 주연의 '런닝맨'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일일 관객 수도 급감하면서 평일 평균 3만여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병헌은 '지.아이.조2'에서 전편을 능가하는 비중을 확보했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는 2D에서 3D로 변환하는 등 볼거리도 강화했다. 오락성만 놓고 본다면 1편을 능가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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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흥행 성적은 전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재미와 만듦새 면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런닝맨'에 두 배에 가까운 격차로 뒤져 있어 역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아이.조2'의 부진은 시즌 탓도 있다. 1편은 성수기인 8월에 개봉해 전국 280만 명을 동원했지만, 2편은 비수기로 꼽히는 3월에 개봉해 관객몰이가 여의치 않은 편이다.

그러나 주요한 요인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한국 영화 강세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박스오피스 5위권('런닝맨', '지아이조2', '연애의 온도', '파파로티', '신세계' 순)을 형성하고 있는 영화 중 외화는 '지.아이.조2'가 유일하다.

최근 40~50대 중장년층 관객 비율이 높아지면서 한국 영화 강세, 외화 부진 현상은 가속됐다. 관객 성향상 자막 영화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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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해 파라마운트('잭 리처'), 소니 픽처스('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 '장고:분노의 추적자'), 워너 브라더스('잭 더 자이언트 킬러') 등 할리우드 직배사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외화들은 한국에서 100만 명도 동원하지 못했다.  

이병헌은 지난 3월 국내에서 열린 프레스 데이 행사에서 "요즘 한국영화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것 같다. 천만 영화가 많이 나와 기쁘다. 하지만 제가 나온 할리우드 영화도 사랑해달라"며 관객의 성원을 부탁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부진에 대한 불안 심리가 투영된 말이었다.

'지.아이.조2' 배급사 측은 원작 만화의 인지도와 이병헌의 인기에 힘입은 신바람 흥행을 기대했지만, 국내에서는 외화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ㅏ.

흥미로운 것은 국내 성적은 저조하지만, 해외에서는 전편을 능가하는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2주 연속 전세계 흥행 수입 1위를 이어가며 총 수익 2억 3,000만 달러(약 2,620억원)를 돌파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전편의 총 수익 3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흥행 성적만 놓고 본다면, 이병헌이 넘어야 할 벽은 해외 시장이 아니라 국내 시장이었던 셈이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진위 통합전산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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