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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입증해도 배상액 '허탈'…환자는 '을'

박세용 기자

입력 : 2013.04.05 21:10|수정 : 2013.04.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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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료사고는 입증하기도 어렵지만 가까스로 병원 책임을 인정받는다고 해도 턱없이 부족한 배상액에 허탈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도에 문제가 있습니다.

의료사고 연속기획,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김미자 씨는 요즘 딸만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지난해 맞은 근육주사의 부작용으로 골수염을 얻은 데다 그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로 일하던 직장까지 휴직했지만 충분한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김미자/의료사고 피해자 가족 : 그 부분은 모든 게 다 (배상 기준에) 적용이 되지 않는 걸로 저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법원이 배상액을 정할 때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맥브라이드 표가 문제입니다.

표가 만들어진 1930년대 기준으로 직업을 분류해놔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디자이너는 기준조차 없습니다.

[홍영균/의료소송 전문 변호사 : 백인 남성 근로자가 사고를 당했을 경우에 그 노동능력 상실을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맥브라이드 표는 지금 상황을 반영을 못하는 거죠.]

특히 당시엔 흔치 않았던 성형이나 피부과 피해자들은 일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턱없이 적은 배상액만 받고 있습니다.

성형 사고로 얼굴이 비대칭이 된 20대 여성은 법원에서 30년간 3,400만 원, 한 달에 9만 원의 수입 손실만 인정받았습니다.

[강태언/의료소비자시민연대 사무총장 : 얼굴 장애는 인색하게 잘 인정이 안 된단 말이죠. 금액이 소액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변호사가 나서는데 굉장히 인색해지는 상황이 되는 거죠.]

대한의학회는 이런 지적들을 수용해서 2011년에 한국형 배상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현대 직업의 상당수를 반영하고 있어서 배상 금액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이 기준을 적용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정형외과학회 등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새로 만든 표 역시 모순이 있다며 반발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의사들이 문제를 고쳐주기만을 기다리는 입장이고, 그때까지 피해 환자들은 턱없는 배상액에 두 번 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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