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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 사망…오바마 애도 성명

김지혜 기자

입력 : 2013.04.05 11:03|수정 : 2013.04.05 11:03


미국의 저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가 향년 70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이버트는 지난 4일(현지시간) 지병인 암으로 숨을 거두었다. 그는 2002년 갑상선암과 침샘종양 선고를 받은 후부터 수술과 재활 치료를 반복해왔다.

지난 3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골반 골절상 치료 과정에서 암 재발을 확인했으며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평론 일선에서 잠정 물러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당분간 활동을 자제하겠지만 엄선된 작품에 대해서는 평론을 계속 내놓겠다. 지금까지 긴 여정에 함께 해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한다. 영화를 통해 만나자"는 의지를 전했다. 그러나 그는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일리노이주 어바나 출신인 이버트는 일리노이대학과 시카고대학원을 졸업하고 1967년부터 46년 동안 시카고 선타임스에서 영화담당기자로 일했다.

1975년에는 영화 비평가 중 처음으로 평론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고, 2005년에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 1975년부터 20여 년간 시카고 트리뷴 기자 진 시스켈(1946~1999)과 함께 TV 영화비평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대중적인 인기와 신뢰를 얻었다. 뛰어난 영화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투 섬스 업'(Two Thumbs Up)제스쳐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이버트는 2006년 턱 제거 수술을 받아 음식을 먹거나 말하는 기능을 상실했다. 그러나 투병 중에도 꾸준히 평론 활동을 펼치며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지난해에도 무려 300편의 영화를 평론 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 평론가의 사망에 언론과 국민들을 애도의 마음을 표하고 있다. 이버트의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버트는 영화 그 자체였다. 그는 좋아하지 않는 영화에 대해 진솔했으며, 좋아하는 영화를 만났을 경우에는 그 영화가 지닌 독특한 파워를 끄집어내 우리를 마법의 세계로 인도했다"고 평한 뒤 "이버트는 암과 싸우는 와중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그의 열정과 관점을 세상과 공유했다. 이버트가 떠난 영화계는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사진 = 로저 에버트 저서 '어둠 속에서 빛을 보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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