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언론보도에 등장하는 '핵심관계자' '고위관계자'라는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북한의 도발위협 증가에 따라 청와대발(發) 외교안보 기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자를 인용한 기사가 많아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오후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관계자'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을 쓴 편지를 읽었다.
그는 편지에서 "최근 청와대 고위 관계자나 관계자 명의로 확인 안 된 기사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청와대가 논의한 적도 없고 심지어는 대통령의 생각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청와대 관계자 명의로 자주 나오는데 이는 청와대는 물론 해당 언론사의 신뢰마저 손상시키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사는 사실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부분 대통령의 뜻과도 다른 내용"이라면서 "청와대는 관계자라는 이름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 이름없이 관계자로 나간 기사는 청와대와 무관함을 명백히 밝히며 당연히 책임질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여러분이 요청한 걸 취재해 알려드리면 제 이름으로 써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기자실을 찾은 윤창중 대변인도 "고위 소식통이나 청와대 관계자 이런 표현은 제가 여기 와서 브리핑할 때만 써주시고 이제 그만 쓰도록 하자"고 요청했다.
이정현 정무수석 역시 오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기사쓸 때 관계자로 하지 말고 '이정현 정무수석'이라고 정상적으로 써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최근 한 목소리로 관계자라는 표현에 부정적 인식을 피력한 것을 놓고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청와대 관련 기사가 많아지면서 청와대가 오보라고 주장하는 기사도 늘어났는데, 여기에는 공통적으로 '핵심ㆍ고위 관계자'가 등장하는 만큼 이런 현상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게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최근 언론보도와 관련, 특히 오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 수석들과의 전화접촉도 원활하지 않은데다 대변인들마저 언론의 '갈증'을 완전히 해소해주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취재원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한 '관계자'를 인용하지 않으면 언론 보도가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변인이 기자 수십여명의 취재요청을 받아 자신이 직접 '취재'한 뒤 기자들에게 설명해주는 방안은 비현실적이라는게 중론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