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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단 호적에 올려야 입양이 가능하도록 만든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버려지는 아기가 급증했습니다. 법의 취지는 알겠지만, 현실과 법이 너무 동떨어져 떨어져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교회 베이비 박스에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기자>
가파른 언덕 위 작은 교회.
한 여성이 다가옵니다.
교회 벽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문을 열고 뭔가를 집어넣곤 발길을 돌립니다.
갓 태어난 아기입니다.
베이비박스가 열리는 순간 교회 안엔 벨이 울리고 비상이 걸립니다.
[아니, 어떻게 또…에이, 참 잘생기기도 했네.]
지난해부턴 벨이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댑니다.
[이종락 목사/주사랑공동체 교회 : 새벽이고 낮이고 아기가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면 이렇게 소리가 나는 거죠. 이 소리가 나면 어떻겠어요. 가슴이 철렁철렁하죠.]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엄마'가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낯선 취재진에게도 안기고 매달려 재롱을 떱니다.
이나마도 올해는 석 달간 벌써 60명 가까운 아기들이 버려지면서, 교회 측이 다 감당을 못해 갓난아기들이 인근 시설로 보내지고 있습니다.
미혼모들이 남긴 편지엔 입양특례법에 대한 원망이 가득합니다.
호적에 올릴 수 없는 현실인데 호적에 올리지 않으면 입양을 못 하게 한 법.
누구를 위한 법이냐고 반문합니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해보니 입양특례법이 시행된 지난 한 해, 버려진 아기는 27% 늘었고 입양된 아기는 딱 이만큼인 24%가 줄었습니다.
호적에 올려야 입양이 가능케 한 입양특례법 탓이란 지적이 일면서, 국회는 법 개정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법이 현실을 외면하면 어떤 부작용이 나오는지 실감 나는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