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원대의 재력가인 한 지방의원이 공직자 재산 공개를 잘못해 졸지에 수억원대 채무자로 전락, 충북 최고의 빚쟁이로 기록되는 해프닝을 빚었다.
A 의원은 지난해 40필지의 토지와 10곳의 아파트·건물 등을 소유, 재산이 20억6천500여만원에 달한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29일 충북도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3년 정기 재산변동상황'에는 재산이 마이너스 4억6천4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고 내용만 보면 1년 사이에 재산이 26억2천여만원 줄어 '쪽박'을 찬 셈이다.
시·군의원 가운데 재산액이 상위에 올랐던 그는 이번 신고에서는 채무액이 가장 많은 의원으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이는 재산 신고를 잘못해 빚어진 소동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A 의원은 지난해 12억원이었던 상가를 1억3천900만원으로, 8억1천700만원이었던 또 다른 상가는 8천900만원으로 신고했다.
그 결과 올해 신고한 건물 전체의 가격이 지난해 43억2천700만원에서 무려 20억3천800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 탓에 채무액이 더 커지면서 전체 재산이 마이너스가 됐고, 충북 도내 최고 채무 공직자로 이름을 올렸다.
뒤늦게 자신이 '빚쟁이'가 된 것을 알게 된 A 의원은 부랴부랴 사실 확인에 나서 재산 신고를 한 가족이 실수로 재산액을 잘못 기록했음을 밝혀냈다 A 의원은 "재산 신고를 한 가족이 구청에 건물의 공시지가를 정확히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잘 안 돼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을 신고했다"며 "언론 등에서 확인 전화가 와서 잘못 신고됐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설명했다.
A 의원은 "구청에 공시지가를 재확인해 재산 신고액을 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직자 재산 공개 과정에서 이런 잘못된 신고 사례는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해 충북도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실제와 다르게 재산 신고를 한 24명을 적발, 6명은 시정조치, 9명은 보완 조치했다.
9명은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 별다른 징계 없이 종결 처리했다.
또 충북도내 182명의 재산 공개 대상자 가운데 30%에 육박하는 50여명이 직계존비속의 재산 고지 거부권을 행사,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