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얀마식 개혁·개방의 길을 가야 한다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요구가 적지 않지만 미얀마의 개혁 상황이 보편적인 예가 될 수는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제기됐다.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아산정책연구원이 26일 '미얀마의 자유화와 북한'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아무리 미얀마에서의 개혁이 필요하고 유익하다고 할지라도 이런 개혁은 미얀마의 독자적 조건과 문화적 제약 속에서만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현 상황에서 미얀마든 북한이든 개혁은 군중보다는 리더십으로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미얀마 사례는 어떻게 올바르게 개혁할 것인가의 모델이 될 수 있지만 개혁이 필요한 국가에 대한 매우 보편적인 예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와 북한의 차이와 관련, "식민지 시대 미얀마는 영국으로부터 서방에 대한 사회적인 결속과 함께 복합적이고 민주적인 관점을 주입받았지만 일본은 한국을 고립시키고 일제의 부속물로 다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강한 민족주의 감정상 대중이 외부모델을 정당화할 것 같지 않다"면서 "만약 주체사상이 북한 정책에 가장 큰 철학적 기여를 했다면 어떤 다른 외국 모델을 받아들이는 것은 북한에 부적절한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얀마도 북한과 같이 전체주의 체제였던 적이 있지만 1988년부터 이런 개념이 포기되고 시민 사회가 그 구조 내에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씨 일가가 권력을 세습하는 이른바 북한의 '일가(一家) 사회주의'와 비교해 "미얀마의 권력 승계는 당분간 (계속) 군부에 의해 통제될 것이지만 리더십에 대한 경쟁자가 출현하는 것도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북한에는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 같이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점, 중국이 미얀마보다 북한을 훨씬 더 필요로 한다는 점 등을 북한과 미얀마간의 차이점으로 꼽았다.
꼬꼬랭 미얀마 대통령 고문도 토론자료에서 "미얀마의 개혁은 혁명이라기보다는 점진적인 발전"이라면서 "그것은 1988년의 성공하지 못한 민중 폭동으로부터 출발했으며 군사정권은 20년간 민주적 이양을 위해 많은 어려움과 도전을 감수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