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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아사다와 서로 거부감…" 솔직 고백

입력 : 2013.03.25 14:21|수정 : 2013.03.25 15:49


2013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하고 돌아온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시즌을 마친 뒤 첫 팬 미팅에서 솔직한 '링크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연아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밀레니엄광장에서 후원사인 E1의 주최로 열린 팬 미팅에 참석했다.

방송인 전현무씨의 사회에 따라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김연아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특유의 톡톡 튀는 화법으로 풀어냈다.

4년 만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루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이냐는 첫 질문부터 김연아는 "숙소에 들어가서 라면 끓여먹고 잤다"고 대답해 잔잔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 우승과 얽힌 독특한 징크스도 공개했다.

치열한 승부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숱한 '미신'에 의지하곤 하는 여러 선수와 달리 김연아는 특별한 징크스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먼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치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갑자기 코피를 흘린 것이 묘하게 연결된 것 같다고 김연아는 밝혔다.

김연아는 "흔히 '피를 보면 운이 좋다'고들 하지 않느냐"면서 "코스트너가 코피를 흘리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연기를 하려고 링크에 들어가보니 얼음판에 피가 떨어져 있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징크스를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편인데, 이렇게 좋은 쪽으로는 가져다 붙이게 된다"며 웃었다.

평소 '강심장'으로 유명한 김연아지만, 준비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긴장감이 생기고 곧바로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김연아는 "긴장할 때면 표정이 굳고 스케이트끈을 자주 고쳐매는 등 여러 곳에 신경을 쓰곤 한다"면서 "주변에서도 내가 스케이트끈을 만지는 걸 보면 긴장했다는 것을 눈치채더라"고 귀띔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온 아사다 마오(일본)과의 '어색한(?)' 관계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김연아는 "아사다와 경기장에서 자주 만나지만, 아무래도 둘 다 경기를 앞두고 긴장해 있다 보니 친근감을 보일 겨를이 없다"면서 "주변에서도 자주 비교하는 말을 듣다 보니 서로 자신도 모르게 거부감 같은 것도 생기는 것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피겨 여왕의 솔직한 표현은 평소 생활과 관련해서도 계속됐다.

김연아는 "어릴 때부터 피겨를 하다 보니 부상의 염려도 있고 해서 다른 운동은 하지 않게 된다"면서 "수영은 배워본 적 없고 스키도 초등학생 때 타본 게 마지막"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물에는 뜬다"거나 "그래도 스키를 나름 잘 타긴 한다"며 자존심을 세워 웃음을 안겼다.

또 대학 시절을 떠올리면서 "고연전이나 축제 등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한 김연아는 연세대 출신인 전현무씨와 '고연전'인지 '연고전'인지를 두고 잠시 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연아는 '피겨 요정'이나 '피겨 여왕' 등의 별명에 대해서는 민망하다는 의미의 "오글거린다"는 표현을 쓰면서 "그냥 '김연아 선수'가 가장 나다운 호칭 같다"고 말했다.

이날 팬 미팅에는 꽃샘추위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400여 명의 팬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 성황을 이뤘다.

팬들은 김연아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거나 김연아의 포즈를 따라하는 등 선수를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김연아는 "정말 즐거운 자리였다"면서 "소치올림픽까지 1년도 남지 않았는데, 잘 준비해 내 마지막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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