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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월' 확인한 중·러…전략적 지지 강화키로

입력 : 2013.03.23 04:00

가스·석유 등 에너지 분야 협력 획기적 진전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22일(현지시간) 양국 관계가 '사상 최고 수준'에 있음을 확인하면서 상호 전략적 지지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비슷한 시기 새로이 임기를 시작한 중러 정상이 이 같은 의견일치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러 간 공조는 한 차원 강화될 전망이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사상 최고 수준에 오른 양국 관계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날 중국-러시아 관계는 역사적으로 가장 좋은 시기를 맞고 있다"며 "러시아를 방문한 주요 목적도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시 주석의 도착에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양국 관계는 수세기에 걸친 양국 역사에서 가장 좋은 시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 공유를 바탕으로 양국은 앞으로 국제·지역 문제에서 힘을 합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다음 시기, 양국의 전략적 협력은 상호 정치적 지지를 강화하는 가운데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서로 돕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두 나라가 국제 및 지역 문제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의 안보를 지켜나가자"고 제안했다.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에 맞서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BRICS)를 함께 주도하는 것을 포함해 북한 핵, 이란 핵, 시리아·팔레스타인 문제를 비롯한 중동 문제 등 국제·지역 문제에서 강력한 공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같은 구도가 더욱 선명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이번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스·석유 등 에너지 분야 협력에서 획기적 진전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정치 협력 중심이던 기존의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수 년째 진통을 거듭했던 천연가스 공급 문제가 타결된 것이다.

러시아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스관을 이용한 러시아 천연가스의 중국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을 잇는 가스관을 새로 건설해 2018년부터 30년 동안 매년 380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앞으로 양국의 협의에 따라서는 공급량이 600억㎥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선박을 이용하지 않는 가스관 방식으로 중국에 대량의 천연가스가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의미가 적지 않다.

중국의 작년 천연가스 전체 수입량이 42억5천만㎥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합의량이 갖는 전략적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양국은 수년째 천연가스 공급 문제로 줄다리기를 벌였다.

중국 측은 1천㎥당 250달러를 제시한 반면 러시아는 300달러 이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시 주석 도착 직전까지 크렘린 대변인이 "천연가스 내용은 서명 문건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로 양국은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이다가 양국 관계의 큰 틀을 고려해 막판 합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는 원유 거래량도 크게 늘리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석유기업 로스네프티와 CNPC도 이날 선불 조건부 원유 공급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현재 러시아 시베리아와 중국 헤이룽장성을 잇는 송유관을 통해 중국은 매년 전체 원유 수입량의 8%를 차지하는 1천500만t의 원유를 사들이고 있는데 이 양을 대폭 늘린 것이다.

시베리아 아무르주 스코보로디노에서 헤이룽장성의 석유 도시 다칭(大慶)을 잇는 1천㎞ 구간의 송유관은 최대 연간 3천만t의 원유를 나를 수 있도록 지어졌다.

이 같은 에너지 협력 확대는 러시아와 중국의 이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에너지 소비·수입 대국인 중국으로서는 안정적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게 됐고, 대표적인 석유·가스 수출국인 러시아는 유럽 편중의 수출 구조에 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