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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폐업대행업체' 불황 속 호황

박상진 기자

입력 : 2013.03.18 09:26|수정 : 2013.03.18 09:35


끝이 안 보이는 경기불황으로 인해 문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폐업을 하면 그 동안 쓰던 가구나 집기류라 산더미처럼 나온다. 이런 것을 해결해 주는 '폐업대행업체'가 요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 흥인동, 신당동을 중심으로 이런 업체들을 찾아보니 하루에도 상담전화가 수 십통씩 걸려온다고 한다. 업체들 창고에는 대형냉장고에 식기세척기, 시스템 에어컨, 빙수제조기 등 집기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한 폐업대행업체를 따라 서울 시내의 집기류 처분현장을 찾아봤다. 기존 고기집에서 커피숍으로 바꾸려는 가게였다. 아예 업종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모든 집기류가 처분 대상이었다. 철제 테이블부터 대형냉장고, 불판에 숟가락, 젓가락까지.

물건을 치우는 과정에서 냉장고 문을 여니 몇 달씩 묵혀놓은 음식들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업체 관계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장사가 안되다 보니 문 닫아 놓고 날짜가 지난 경우가 많아 이렇다"면서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업자들은 이렇게 수거한 물건들을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서 물건값의 10~30% 정도를 주고 되산다. 이후에 중고로 다시 창업자에게 되팔거나 고철상에 넘기는데 최근엔 동남아 등 해외에 창고형 매장을 열고 수출까지 하는 업자들도 있다고 한다.

이들의 호황은 결국 자영업자들의 어두운 면을 반영하고 있다.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개인사업자 정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창업 1년에서 2년 안에 휴업하거나 폐업하는 비율이 17.7%였고 3년을 못 버티는 비율도 47%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10명 가운데 5명은 3년 안에 망했다는 말이다.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45만명으로 2012년 1월보다 2만1천명이 줄었고 지난달에도 1만5천명이 줄었다.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음식업이나 숙박업 같은 특별한 경험없이도 가능할 것 같은 부분에 창업이 몰리면서 과당경쟁과 경기불황을 맞아 빚어낸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하게 되지만 마땅한 노후대책이 없다보니 자영업에 뛰어든다고 분석한다. 어떻게든 경제활동은 해야하고 재취업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보니 택하는 것이 자영업이고 그 가운데서도 유통, 외식업 등 손쉬운 창업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경기의 뚜렷한 회복은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자영업자 폐업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고 폐업대행업체 업종은 한동안 잘 될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불황이 계속되다 보면 결국 자영업자 자체가 줄어 들것이고 아울러 폐업대행업들에게게도  새 불황의 그늘이 엄습하지 않을 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