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4일 지난해 국회의원들의 후원금 모금액 현황을 공개했다. 국회의원 298명의 1인당 평균 후원금 모금액은 1억5천72만원, 전체 후원금 모금액은 449억1천466만원이었다. 재선 이상 의원들은 지난해 한 해 전체 후원금 모금액이, 초선 의원은 지난해 당선 이후 후원회에서 거둔 모금액이 각각 집계됐다.
◈ 의원 300명인데 왜 298명만?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의원은 모두 300명이다. 현재 3명이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당선 이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이후 일이기 때문에 이들도 지난해 후원금을 거뒀다. 그런데 왜 후원금 내역이 공개된 사람은 298명 뿐일까?
300명 가운데 2명이 후원회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인 최민희 의원과 자유선진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영주 의원이 후원회를 두지 않아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정치권에 대한 비난이 많은 상황에서 국민들께 송구하기도 하고 특권 내려놓기도 고려해 후원회를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본인의 의정활동이 스스로 잘한다고 판단되면 그 때가서 후원금을 받을까 생각중이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 명인 김 의원도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후원회를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당 관계자에게 50억원을 빌려주기로 약속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 셀프(Self) 후원금 왜?
또 하나 재밌는 것은 이른바 셀프 후원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같은 당 김장실 의원은 자신이 자신의 후원회 계좌에 각각 400만원과 5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그랬을까?
김장실 의원은 회계 처리가 잘못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원래 후원금 관련 계좌는 수입 계좌와 지출 계좌, 정치자금 계좌 등 3개로, 후원금이 들어오면 '수입계좌→지출계좌→정치자금 계좌' 순으로 흘러 나가야 하는데 담당직원이 실수로 수입계좌의 돈을 바로 정치자금계좌로 넣었다고 말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지출 계좌를 거치지 않고 정치자금 계좌로 들어온 돈을 다시 수입계좌로 돌려 놓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마치 김장실 의원이 마치 스스로 자기 후원회 계좌에 기부를 한 것처럼 됐다고 밝혔다. 정치자금 계좌가 김장실 의원의 명의였던 탓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사정이 조금 달랐다.
이 의원측은 토론회 개최와 지역 사무실 운영 등으로 후원금이 부족해지자 지난해 말 이 의원이 직접 자신의 사비를 털어 후원금 계좌에 넣었다고 밝혔다. 들어가는 돈은 많은데 후원금 모금이 여의치 않자 자기 돈을 썼다고 밝혔다.
물론 정치자금법상 선거 120일 전이거나 예비후보 등으로 등록한 경우가 아니면 회계 보고 의무가 없어 사비로도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가급적 회계처리를 투명하게 하자는 차원에서 후원금 계좌를 통해 사용했다는 설명이었다.
◈ 변칙 후원도 여전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지방의원으로부터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받는 사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개인 친분에서 후원금이 오갔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게 없지만, 국회의원은 광역의원·기초의원 등 지방의원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다. 순수하게만 바라보기 힘든 이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012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는 지역구 여야 의원 10여명이 같은당 소속 지방의원들로부터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지방의원들은 연간 500만원인 1인당 기부한도를 채웠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11월 의원직을 사퇴한 박근혜 대통령은 후원금을 얼마나 받았을까?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부터 대선을 앞둔 12월10일,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직서가 처리되기까지 모두 1억7천554만원의 후원금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대 국회의원 전체의 후원금 평균액인 1억5천72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후원금을 공개한 국회의원 298명 가운데 상위 112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