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거래처를 빼앗은 뒤 이면계약을 통해 이를 무마하려던 SK그룹 계열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습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5부는 49살 조 모 씨가 석유화학업체인 주식회사 SKC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조 씨에게 2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습니다.
지난 1999년부터 SKC에서 열에 반응하는 의료기기용 특수 필름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하는 중소기업을 운영해온 조 씨는 2001년 영국의 유명 화학회사 ICI를 거래처로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ICI가 주문량을 6배 가까이 늘리자 SKC는 조 씨 명의로 ICI 측에 공급자가 바뀌었다고 통보하고 직거래를 시작했습니다.
SKC는 반발하는 조 씨에게 2년 동안 직거래 판매 대금의 1.7%를 수수료로 지급하겠다며 이면계약서를 만들었지만 오히려 조 씨가 이면계약서를 위조했다며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면계약서가 SKC 측 의사에 반해 체결된 것으로 볼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대기업 입장에서 중소기업 거래처를 탈취한 것은 상도의상 비난받을 여지가 있고 SKC가 영어를 모르는 조 씨를 상대로 ICI와의 약정서를 영문으로 작성한 점 등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