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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쓰러진 소를 '질질'…불법 도축 포착

한세현 기자

입력 : 2013.03.14 20:18|수정 : 2013.09.1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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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에 걸려 일어서지 못하는 이른바 '다우너' 소나 죽은 소를 불법으로 도축하는 현장을 SBS 취재팀이 포착했습니다. 소비자들이 그동안 무슨 병에 걸렸을지 모를 검증되지 않은 고기를 먹고 있었던 겁니다.

먼저, 한세현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도축장입니다.

입구 바닥에 소 한 마리가 쓰려져 있습니다.

일어나려 애쓰더니 금세 고개를 떨어뜨립니다.

지켜보던 건장한 남성, 크레인을 연결하더니 도축장 안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어두컴컴한 작업장 안은 분변으로 오염돼 있습니다.

몸을 겨누지 못해 벽에 의지해 있는 소 한 마리, 바로 옆엔 죽은 소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온몸 시커먼 종기로 뒤덮여 있는 소도 보입니다.

한눈에 봐도 병세가 심각합니다.

[도축업자 : 목장에서 폐기처분해서 묻어야 할 소들을 끌고 나와서 파는 거니 (무슨 병에 걸렸는지) 모르죠.]

축산물 가공 처리법에 따르면 수의사의 검진을 거친 건강한 동물만 도축할 수 있습니다.

[도축업자 : 저녁에 (소가) 들어오면 수의사가 (아침에) 출근 하기 전에 도축해 버리니까 수의사는 알 수 없는 거죠.]

병에 걸렸거나 죽은 소를 불법으로 도축하는 겁니다.

[이영순/서울대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 수의사의 검사를 받았을 때는 사람에게 위험한 병에 걸린 소나 돼지를 잡아낼 수 있지만, 불법도축은 그게 없어서 (위험합니다).]

게다가 병든 소를 도축하면서 혈관에 물을 주사해 마치 건강한 소인 것처럼 위장하기도 합니다.

[도축업자 : (혈관에) 고압으로 물을 주사하면, 안에 있는 응고된 피가 배출되면서 육질의 색깔이 변합니다.]

도축장 뒤뜰엔 소의 사체가 흉물스럽게 널려 있습니다.

도축이 끝난 소는 곧바로 육가 공장으로 옮겨야 하지만 사골용으로 가공하기 위해 쌓아 둔 겁니다.

[도축업자 : 좋은 부위는 (이미) 떼어냈어.]

도축장 측은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발뺌합니다.

[해당 도축장 관계자 : 우리 직원이 모르고, 누구도 모르게 했으면 몰라도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경찰은 해당 도축장이 주기적으로 불법 도축을 해온 것으로 보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이재성)

<쓰러진 소를 '질질'…불법 도축 포착> 보도 관련 반론보도
 
 지난 3월 14일 <8시 저녁뉴스>에서 방송한 '불법 도축 포착' 관련  기사에서 불법 도축을 자행하는 것으로 보도된 업체는, 2012년 6월 새로운 신설법인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불법으로 도축을 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업체는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라 일어설 수 없는 소라 하더라도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는 도축이 가능하기에 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내용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쓰러진 소를 '질질'…불법 도축 포착> 보도 관련 후속보도

 지난 3월 14일 <SBS 8시 뉴스> "쓰러진 소를 질질, 불법도축 포착" 제목의 보도에서 병든 소나 죽은 소를 도축해 시중으로 유통하는 실태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기지방경찰청과 수원지방검찰청은 불법 도축-해체한 것으로 보도된 소가 시중에 유통됐다는 혐의에 대해 해당 도축업체를 수사했으나, 지난 2일,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지난 3월 27일 조정 합의에 따른 후속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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