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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이라도 새 정치"…안철수 귀국 메시지는?

입력 : 2013.03.11 19:47

"정치 신인의 자세로 '소통과 통합, 문제해결의 정치' 할것"


"새로운 정치, 국민이 주인 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어떤 가시밭길도 가겠습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귀국 하면서 강조한 것은 역시 '새정치 실현'이었다. 사실상 혈혈단신으로 여의도 정치에 도전하는 데 대해서는 "현실과 부딪치며 텃밭을 일궈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정치권 일각의 예상과 달리 새 정치에 대한 거대한 담론은 나오지 않았다. 그가 강조한 것은 대화와 타협을 통한 통합의 정치다. 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강조해온 일반론이다.

그는 "새정치는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즉 소통의 정치, 서로 아무리 당이 다르더라도 국가 중대사에 대해서는 서로 화합하고 뜻을 모으는 통합의 정치, 그리고 단순히 이념으로 다투는 게 아니라 민생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문제해결의 정치"라고 말했다.

그가 이런 원론적인 새 정치상을 내건 데에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반부터 정부조직 개편안을 놓고 벌이는 여야 간의 극심한 대치국면 등 '정치실종'의 상황을 정치 재개의 명분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미국 체류 기간 감명깊게 관람한 영화로 소개한 '링컨'에 대해 "13번째 미국 헌법개정에 대한 내용을 담았는데, (링컨이) 반대 의견을 가진 분들과 만나고 (개헌안이) 통과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의지를 갖고 굉장히 전략적으로 판단해 다양한 방법으로 설득하는 노력을 봤다"면서 "우리가 그런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한 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는 최근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배수진'을 치고 야당에 원안 수용을 요구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대목으로 받아들여진다.

더구나 그는 박 대통령에게 "선거 때 주장했던 것처럼 통합과 소통의 정치를 잘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점들로 미뤄볼 때 안 전 교수는 정치적 및 정책적 선명성에 집착하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황에 맞는 최선책을 도출하는 방식의 정치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국회의원 정수 축소 문제에 대해 "후보시절 다양한 정치쇄신안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잘 다듬어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는 노원병 보궐선거에 대해서는 '정치 신인'이라는 말을 언급하며 낮은 자세를 견지했다. "국민 위에 군림하고 편을 갈라 대립하는 높은 정치 대신에 국민의 삶과 국민의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고 싶다"면서 노원병 출마를 이런 정치의 시작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신당 창당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당면한 선거에 집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답해 귀국 회견이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경계하면서 재보선에 집중하는 인상을 남겼다.

야권 후보가 난립 양상인 노원병의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정치공학적 접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끼리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라고 말해 단일화에 대한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지는 않았다.

이런 점에서 안 전 교수가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씨를 후보로 내보낸 진보정의당과의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는 부분은 정치복귀 후 정치력의 첫 시험대일 것으로 보인다.

안 전 교수가 기자회견의 첫 일성으로 "대선 과정에서 성원과 기대에 못 미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면서 "대선 과정의 부족함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거듭 사과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최근 민주당 친노(친노무현)·주류 측 일각이 '안철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도 자신들이 공개적으로 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안 전 교수가 귀국길에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역설해온 고려대 최장집 명예교수의 '노동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을 감명깊게 봤다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그는 이날 귀국 비행기 안에서도 이 책을 손에 들고 있었다.

최 교수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았고 최근에도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고문으로 위촉됐다는 점에서, 안 전 교수와 손 전 대표 간의 연대설과 관련해 여운을 남기는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