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에어백 '맹신 금지'…미작동 사례 잦아

<앵커>

자동차 사고가 났는데 에어백이 터지지 않는 사례가 꽤 많습니다. 운전자를 보호를 위해 필수 장비인데, 제대로 작동도 안 될 뿐더러, 자동차 회사가 책임을 인정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차량이 커브 길을 돌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습니다.

충격에 차량이 360도 돌지만, 에어백은 터지지 않습니다.

정면충돌사고로 폐차된 차량입니다.

[완전 반파네. 완전 반파.]

그러나 이때도 에어백은 터지지 않았습니다.

운전자는 거의 온몸의 뼈가 부러져 1년 가까이 입원했습니다.

[자동차 정비사 : (에어백)센서가 이렇게 날아갈 정도였는데도 에어백이 안 터졌다는 게 참 의아하네.]

지난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에어백 관련 불만 가운데 78.6%는 에어백이 아예 작동하지 않은 경우였습니다.

그런 사례 4명 중 1명은 전치 5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고, 전신마비가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가 책임을 인정한 경우는 단 1건도 없습니다.

차량 정면에 에어백 센서가 있기 때문에 차량이 대각선으로 충돌할 경우 터지지 않는다는 게 업체들 설명입니다.

[최명환/에어백 미작동 피해자 : 차가 튼튼해서 충격흡수를 차가 많이 받았다. 엔진 뒷부분까지 밀려야 전개가 된다는 거예요. 정말 어처구니가 없죠.]

하지만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전체 신고 건수 중 60%가 정면충돌사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재완/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박사 : 60~70여 가지의 충돌 사고 사례를 가지고 개발하지만, 실제 사고 사례는 그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사고를 인지 못해서 터지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국토해양부에 에어백 성능 검증 제도를 마련하도록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