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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학로의 대표적인 소극장, '학전 그린'이 문을 닫게 됩니다. 많은 스타를 배출했고 또 많은 이들의 추억이 묻어있는 곳인데, 떠나보내기 참 아쉽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실직자, 노숙자, 가출 소녀.
무대 위, '지하철 1호선'의 주인공들은 삶에 지친 이웃들이었습니다.
15년간 4천 회나 공연되는 사이 70만 명이 이 뮤지컬을 보며 울고 웃었습니다.
[김민기/극단 학전 대표, 3천 회 공연 당시 : 세상의 절반은 항상 그늘이잖아요. 밝고 긍정적인 희망 같은 것은 계속 얘기를 해야 하지 않은가.]
황정민, 설경구, 조승우 씨 등 스타 배우를 배출하면서 학전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배해선/뮤지컬 배우 : 뮤지컬 데뷔 무대를 '그린'에서 갖게 됐어요 그래서 어찌보면 그 누구보다 감회가 남다르고요.]
180석 규모의 '학전 그린'은 1996년 문을 열었습니다.
소외계층의 고단한 서울살이를 담은 뮤지컬 '빨래'도 여기서 장기 공연을 이어왔습니다.
학전이 문을 닫게 된 건 장기 임대 형식으로 입주해 있던 건물의 주인이 최근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엔 중소기업 사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윤진상/극단 학전 공연부 팀장 : 스탭들도 같이 그런 공연을 만들고 싶어하는데 다음 공연을 할 수 없는 게 제일 큰 아쉬운 점인 것 같습니다.]
편안한 의자나 화려한 무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관객들이 이 소극장을 찾은 건 우리네 맞게 정성껏 만들어진 공연에 서로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학로의 대표 소극장에 깃든 많은 이들의 흔적은 이제 아쉽게도 기억 속에만 간직하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