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싫으면 도우미 하던가" 알바에게 막말, 왜?

이경원 기자

입력 : 2013.03.01 08:25|수정 : 2013.03.01 16:40

약자에게 더 '욱'하는 심리

동영상

<앵커>

부장한테 혼나고 대리한테 화풀이 하는 과장님 아직도 계십니까.

가슴 속 분노를 약자에게 퍼붓는 상황, 그 심리상태를 이경원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어도 차가 출발하지 않았을 경우, 뒤차의 경적 소리가 얼마 만에 나는지 측정해 봤습니다.

먼저, 일반 소형 승용차가 앞에 선 경우입니다.

4.5초가 지난 뒤에 뒤차가 경적을 울립니다.

앞에 선 차가 수억 원에 달하는 고급 외제 차라면 어떨까?

경적소리가 나기까지 8.7초가 걸립니다.

이렇게 열 차례 실험해봤더니, 일반 소형차는 평균 5.4초, 고급 외제차는 8.2초가 걸렸습니다.

강자에게는 공격성이 위축되는 심리를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 심리학자 터너가 고안한 실험입니다.

[실험 참가자 : 놀랐죠. 저는 (경적이) 빨리 울릴 줄 알았는데 (고급외제차는) 생각보다 늦어져서 많이 놀랐습니다.]

자신을 억압하는 대상이 아닌 엉뚱하게 약자에게 분노하는 것을 사회학에서는 '수평 폭력'이라 부릅니다.

고기가 탔다고 아르바이트생에게 화풀이하는 손님.

[불판 갈아주기 싫고 불판 무거워 못 들면 탬버린 들고 노래방 가서 도우미 하든가. (저기요. 말씀이 좀 심하시잖아요.) 말이 심해?]

콜센터 직원에게 마구 욕설을 퍼붓는 사람까지.

[못한다고? XX야. 경찰에 보호요청 해놓고. 이제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나냐? (네, 고객님.)]

실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수평폭력의 모습입니다.

[최해연/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 : 처벌도 가능성이 낮고 그렇게 생각이 되는 약자는 훨씬 더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는거죠.]

상대를 봐가며 욱하는 개인의 심리, 여기에 사회 양극화라는 냉혹한 현실까지 맞물리면서, 사회적 약자는 욱하는 사회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