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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테러용의자 '시민권 박탈법' 논란

입력 : 2013.02.28 18:55


영국 정부가 테러용의자로 지목해 시민권을 박탈한 2명이 미국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숨지자 관련 법안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런던 소재 언론단체인 탐사보도국(BIJ)에 따르면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이 테러용의자로 지목해 시민권을 박탈한 영국인이 16명에 이른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02년 내무부가 안보상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중국적자의 시민권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 법은 이전에는 거의 시행되지 않다가 현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 아래서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탐사보도국의 조사 결과 영국에서 태어났음에도 5명은 시민권을 뺏겼고 심지어 한 명은 거의 50년을 영국에서 살았지만 박탈당했다.

또한, 시민권이 박탈된 사람 중 2명만이 복권을 위한 항소에 성공했고 한 명은 미국에 테러용의자로 넘겨졌다.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영국 정부는 자국인 테러용의자가 외국에서 구금되고 고문당하거나 또는 살해당할 수 있게 하고는 발을 빼고 있다고 인권단체 등은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레바논계 영국인 비랄 알 베르자위는 소말리아에서 알 카에다 관련 무장조직 알 샤바브를 이끈 혐의로 시민권이 취소됐고, 이듬해인 2011년 6월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숨졌다.

그는 영국에 있는 부인과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통화를 한 뒤 한 시간 만에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베르자위의 유족은 영국·미국이 정보를 공유하며 그의 시민권을 취소하고 계획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유명 인권변호사인 개리스 피어스는 이 법에 대해 "중세 시대의 추방 명령처럼 잔인한 일"이라고 밝혔다.

시민권 박탈법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사이먼 휴즈 자유민주당 부대표는 메이 장관에게 이 법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