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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관 맨 앞줄은 웬만하면 관람을 피하게 되죠. 불편해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불편한 자리에만 장애인석을 만들어 놓은 극장이 많습니다. 다른 좌석이 있어도 장애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겁니다.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휠체어를 탄 장애인 2명이 서울의 한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영화관 직원 : 의자를 이동해서 휠체어 채로 보실 수 있으세요.]
들어가 보니 장애인석은 맨 앞 자리.
그나마도 턱이 있어서 휠체어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휠체어 채로 앞칸에서 그냥 관람하는 건 어떠세요?]
또 다른 영화관. 오른쪽 끝, 맨 앞자리 빈 곳이 장애인석입니다.
[영화관 직원 : 장애인석이라기보다는 그냥 빈 공간… 출구 쪽 가까운 데 공간은 비워둔 데 있어요.]
뒷좌석은 텅텅 비어 있지만 두 장애인은 맨 앞에 있어야 합니다.
그나마도, 휠체어가 하나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라 나머지 한 명은 스크린을 코앞에 두고 봐야 합니다.
이렇게 스크린과 가까운 맨 앞자리의 경우, 짧게는 한 시간 반에서 길게는 세 시간 넘게 불편한 자세로 영화를 봐야 합니다.
[김용식 : 뒷목도 많이 뻐근하고 그렇죠. 영화를 보러 온 건지 고생을 하러 온 건지.]
한 시민단체가 전국 영화상영관 1천 100여 곳을 조사한 결과 21%엔 장애인석이 아예 없고, 장애인석이 있다 하더라도 5곳 중 4곳은 맨 앞줄에 설치해 놨습니다.
장애인 관람환경을 고려한 이 영화관처럼 좌석 중간이나 뒤쪽에 장애인석을 마련하고 진입로를 만들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배융호/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사무총장 :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시야가 확보되는 좌석에 장애인용 관람석을 설치하고 있는 데 반해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가장 나쁜 위치에 장애인 관람석을 설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연시설에서는 장애인석을 좋은 위치에 설치하는 것이 조례로 의무화됐지만, 대부분 민간 영화관의 문턱은 장애인에게 여전히 높을 뿐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채철호, 영상편집 : 정영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