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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3분 충전에 594km 질주…'수소차' 직접 타보니

조정 국장

입력 : 2013.02.27 14:02|수정 : 2013.02.27 14:45

각광받는 미래차, 수소연료전지차 탑승기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에 성공했다. 처음 보도자료를 받아 들고 생산라인은 어디인지, 연간 몇 만대나 생산하는 것인지 알아보고자 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우선 4월에 덴마크에 15대를 수출하고 2015년까지 천대 정도를 국내외에 판매하는게 목표라는 거였다. 고작 그 정도 생산능력을 갖추고 '양산'이라고 표현하는가? 의문이 들었다. 알아본 바, 자동차업계에서의 '양산'이라 함은 신차가 실험실 단계를 벗어나 안전성과 성능 실험 등을 거쳐 실제 도로에 나올 수 있는 인증을 받았음을 뜻한다. 그러니까 유사시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과 자격만 갖추어 놓으면 이른바 양산 능력을 갖춘 것이다.

현대차 용인 연구소에서 만난 수소연료전지차는 외관상 투싼 모델과 별 차이가 없었다. 엔진부(수소차는 전기로 모터를 돌리는 시스템이니 모터부가 더 정확하겠다)의 형태 차이로 전면 그릴 부분이 조금 다르게 생긴 것 외에는 똑같은 투싼이었다. 시승을 해보니 내연기관 차량과는 확연히 다른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액셀을 밟기 전까지는 시동 걸린 상태를 알아차릴 수 없었고 일반차량과 같은 기름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 저속운행 때는 행인들이 차의 움직임을 알아채지 못할까봐 일부러 낮은 소음을 발생시키도록 설계돼 있었다. 그러나 차를 전진시키자 주행성의 특징들이 나타났다. 우선 액셀 작동에 따른 차의 반응이 무척 민감했다. 가속기를 밟은 뒤 '웅'소리와 함께 반박자 늦게 출발하는 일반차량과 달리 발에 힘을 주는 순간 바로 추동력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것이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모터로 구동하는 차량의 특성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시속 80킬로미터까지는 확실히 가솔린이나 디젤차량보다는 민첩성과 파워가 느껴졌다. 그러나 도로로 몰고 나가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 속도로 달렸더니 힘이 떨어지는 감이 전해졌다. 아직까지는 수소차가 시속 160킬로미터 정도로 최고 속도가 비교적 낮게 제작돼 있고, 모터차의 특성상 고속 주행시에 파워를 내는 능력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조금 떨어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숙성과 운전 편의성 등 전반적인 평가 지표들은 대부분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자동차 전문가들을 위해 투싼 연료전지차의 재원을 소개한다.
이미지차량 소개에 나와 있듯이 수소를 한번 충전해 거의 6백킬로미터를 달리고 연비는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오히려 우수하다. 최고 속도와 가속 성능도 왠만한 스피드광이 아니라면 견딜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런 수소차가 곧 도로를 지배할 것인가?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다. 우선 개발비에 대비해 산정조차 하기 어려운 차의 가격. 업계에서는 수소차의 가격을 대략 동급 가솔린 차량의 5배 정도로 추산한다. 정부가 아무리 보조금을 많이 지급해도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거기에 전기차와 똑같이 충전소 인프라를 갖추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하나 차의 내부를 살펴보고 나서 운전대를 잡아서 그런지 운행 중 LP가스통과 비슷하게 생긴 압축 수소통이 계속 눈앞에 아른 거렸다. 아무리 안전하게 설계됐다고 하더라도 큰 충돌이나 화재 사고가 났을 때 수소통이 터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놀랄만큼 조용하고 냄새와 매연이 전혀 없는 수소연료전지차. 기후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세계 각국은 친환경 차량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요즘 차를 살 때 디젤차를 살까, 하이브리드카를 살까 고민하는 것처럼 전기차 살까, 수소차 살까 망설이게 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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