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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학교 부정입학 학부모 유죄…"고의 인정된다"

입력 : 2013.02.19 17:40


법원이 19일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 첫 선고공판에서 학부모 21명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재벌가를 비롯한 부유층 비리 행태에 대해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죄 인정의 핵심은 학부모들의 주장과 달리, 학교에 제출한 서류가 위조되거나 부정 발급된 사실을 미리 인식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우선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중남미 국가 여권 등 입학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학부모들의 위조 사문서 행사와 업무방해 등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서류를 발급받아 외국인학교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살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모두 한국인으로 외국인학교 입학 자격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는데도 부모 중 1명이 외국인이면 자녀를 입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브로커와 계약을 맺고 외국 국적 취득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적은 한 나라 구성원 자격을 뜻하는 것으로 사회·국가적 활동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모든 나라에서 국적 취득에 일정한 제한을 두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 가능한데도 해당 국가에 가보지 않거나 여권 등 간단한 발급 절차를 거친 것만으로 국적 취득이 됐다고 믿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질타했다.

즉 보통 국민의 일반 상식 수준에서 브로커를 통한 특정 국가의 국적 취득을 적법한 것으로 믿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재판부는 또 일부 투자이민을 주장하거나 외국인학교의 부실한 입학사정업무에 의해 입학이 이뤄졌다는 학부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학부모들이 투자이민에 필요한 조건과 정확한 금액조차 모르고 있어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외국인학교 입장에서는 부모의 외국인 여부만 따지면 되기 때문에 서류 심사만 진행했다는 이유로 업무 부실을 논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이 브로커와의 국적 취득에 관한 계약 체결 직후 위조나 부정발급 사실을 알았다기 보다 뒤늦게 알았는데 자녀 입학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브로커와 공모를 계속했다고 판단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부유층에 속하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위화감 조성 등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엄히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단 자녀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모정에서 비롯된 범행인 점, 외국인학교 입학사정업무가 정확하지 않은 점, 부유층 사이에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관행이 만연해 이를 보고 따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