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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의 아날로그 예찬 "3D, 지겨워"

김지혜 기자

입력 : 2013.02.18 11:08|수정 : 2013.02.18 11:08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액션 스타일은 진화하고 있지만, 영화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는 3D나 IMAX 등과 같은 최첨단의 기술에는 반감을 드러냈고, 필름이 생산되지 않는다면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15일 일본 도쿄에서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장고:분노의 추적자'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0년 영화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이후 2년 만에 발표한 신작은 이탈리아 세르지오 코르부치 감독의 1966년작 '장고'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타란티노 감독은 "처음부터 리메이크를 할 생각은 없었다. 내 영화는 리메이크라고 보기에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 코르부치 감독의 '장고'외에도 이름만 갖다쓴 40편의 장고 영화가 더 있다. 내 영화가 이름만 울궈먹는 또 한편의 시리즈에 힘을 보태 기쁘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장고:분노의 추적자'는 아내를 구해야만 하는 남자 '장고'(제이미 폭스 분)와 목적을 위해 그를 돕는 '닥터 킹'(크리스토퍼 왈츠 분) 그리고 그의 표적이 된 악랄한 대부호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가 벌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대결을 담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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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폭포수처럼 터지는 피 등 타란티노 고유의 액션 스타일이 묻어나는 웨스턴 무비다. 제이미 폭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크리스토퍼 왈츠 등 주연을 맡은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도 돋보인다.

매 작품마다 독창적인 액션 스타일로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려온 타란티노 감독은 "난 그저 관객들이 새롭게 봐주길 바라면서 액션신들을 짠다. 영화에서 음악이나 액션이 나오는 장면이야말로 순수한 영화적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나는 감독이 되고 싶은 거다. 관객들이 내 영화를 보면서 휩쓸려가기를 원한다. 숨을 멈쳤다가 액션 신이 지나간 후에야 비로소 '후' 하고 숨 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할리우드가 3D와 IMAX 등 최첨단의 영상 기술을 주도하고 있음에도 타란티노 감독은 고전 장르 영화 기법으로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영상 기술의 진화에 대한 그만의 견해도 들을 수 있었다.

타란티노 감독은 "솔직히 말해 난 3D 영화가 지겨워졌다. 내게 3D와 2D 영화 중 고르라고 한다면 난 2D를 고를 것이다. 3D로 본다고 해서 뭔가 추가되거나 특별한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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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밝기기도 했다. 그는 "난 필름으로 영화를 찍는 게 좋다. 사람들이 '만약 코닥이 필름을 제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종종 하는데, 적어도 10년 동안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도 발리우드에서는 필름으로 영화를 찍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그래도 필름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으면 어쩔 거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답할 것이다"라고 분명한 소신을 밝혔다.

그의 아날로그 예찬은 할리우드의 주요한 흐름에 반하는 것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액션이라는 장르 영화 안에서 끊임없이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고전적인 영화 찍기에 대한 그의 소신은 견고했다. 

타란티노의 확고한 소신에 대한 관객의 반응도 뜨겁다. '장고:분노의 추적자'는 지난해 북미에서 개봉해 1억 5천만 달러가 넘는 극장 수입을 벌어 타란티노 감독의 종전 최고의 흥행작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의 성적을 능가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13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스토리텔링의 우수성도 입증받았다.

'장고:분노의 추적자'는 오는 3월 21일 국내에 개봉한다.

ebada@sbs.co.kr

<사진 = 소니픽처스 제공>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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