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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원한 테마 '복수'를 말하다

김지혜 기자

입력 : 2013.02.15 20:33|수정 : 2013.02.15 20:33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관통하는 공통된 테마는 '복수'다. 영화 '저수지의 개들'과 '펄프픽션'을 통해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오른 타란티노 감독은 21세기에 접어들어 '킬빌', '데스 프루프',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등의 작품을 통해 억압의 주체에 대한 복수를 끊임없이 다뤄 왔다. 

특히, 약혼자를 잃은 뒤 처절한 복수를 감행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킬빌'(2003)은 종전 그의 대표작이던 '펄프픽션'을 능가하는 독창적인 스타일과 압도적인 재미로 한국에도 엄청난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다. 전작인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와 신작 '장고:분노의 추적자'에서는 각각 나치 치하에서 가족을 잃은 유태인과 미국 남부의 노예제도에 저항하는 흑인을 통해 사회적 의미의 거시적인 복수극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장고:분노의 추적자'의 개봉을 앞두고 일본에서 만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통해 그의 영화 인생에서 '복수'라는 테마가 가지는 의미와 그 테마를 어떻게 영화를 통해 활용하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타란티노 감독은 "왜 사람들이 내 작품을 이야기할 때 복수를 그린 영화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복수'는 장르 영화의 주요한 특징이다. 중국과 홍콩의 수많은 액션 영화들은 모두 '복수'를 테마로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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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고: 분노의 추적자' 속 '복수'에는 좀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타란티노는 "장고의 여정은 단순한 복수의 여정이 아니다. 그를 통해 1850년대 미국 남부의 노예 제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노예제도는 아직 미국의 원죄 중 하나로 남아있고 우리는 여전히 그 죄를 씻지 못했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그 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를 원했고, 또 미국의 잔혹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영화의 의미를 부여했다.

'장고:분노의 추적자'는 아내를 구해야만 하는 남자 '장고'와 목적을 위해 그를 돕는 '닥터 킹' 그리고 그의 표적이 된 악랄한 대부호 '캔디'가 벌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대결을 담은 영화다.

타란티노의 말대로 '장고:분노의 추적자'는 흑인 노예 '장고'(제이미 폭스 분)를 통해 미국 노예제도에 대한 비판을 가감 없이 하고 있다.그는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흑인제도를 반대하는 백인이 독일 출신의 닥터 킹(크리스토퍼 왈츠 분)이다. 그 인물을 북부 출신으로 설정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를 통해 미국이 사죄하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면서 노예제도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타국의 인물을 통해 투영하고 싶었던 의도를 전했다.

'장고:분노의 추적자'에서 타란티노의 진화된 복수는 과연 어떻게 시각화 됐을까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한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1992년 '저수지의 개들'로 데뷔해 할리우드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1994년 '펄프픽션'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제67회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2003년 '킬빌', 2010년 '바스터즈:거친녀석들'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자신만의 확고한 연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ebada@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도쿄(일본)=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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