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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장병 캠프'…담배 실컷 피우기 체험?

최우철 기자

입력 : 2013.02.14 20:41|수정 : 2013.02.15 09:43

담배 공장 견학 논란

동영상

<앵커>

군에서 운영하는 장병 캠프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우애를 다지고 국가관과 안보관을 높일 목적의 프로그램인데 여기에 담배공장 견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가 안보관과 담배공장,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보입니다.

최우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상북도에 있는 한 담배 제조공장.

45인승 버스 한 대가 공장 정문을 통과합니다.

버스에서 군복에 전투화를 신은 장병 40여 명이 줄지어 내립니다.

[영상을 보시고요. 이동하셔서 30분 정도 견학을 하실 예정입니다.]

갓 진급을 했거나 제대를 앞둔 장병을 모아 2박 3일 동안 외부 견학을 하는 장병 캠프입니다.

마지막 날 코스로 찾은 곳이 바로 이 담배 공장입니다.

견학의 시작은 담배 회사의 홍보 영상 시청.

[문화예술과의 멋진 하모니. 내일의 원동력인 젊음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 코스는 담배 생산 과정 견학.

새로 출시된 담배 홍보 멘트가 흘러나옵니다.

[담배 공장 관계자 : 만약에 담배를 피우실 거라면, 농가도 한 번씩 생각을 해가면서 구매를 해주십사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견학의 마지막 코스라며 들어간 곳은 휴게실.

테이블마다 앞서 홍보했던 담배 신제품이 놓여 있습니다.

평소 흡연하던 병사 10여 명이 담배를 입에 물기 바쁩니다.

주머니에 챙겨 넣으려는 한 병사.

[담배 공장 관계자 : (담배를) 싹 쓸어갔네. 같이 피워야지. 주머니에 넣은 거 꺼내세요.]

10분 만에 담배 100개비가 동납니다.

대여섯 개비씩 줄담배를 피운 겁니다.

부대의 장병 캠프 계획서에는 견학이 안보관과 국가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돼 있습니다.

[해당 부대 관계자 : 선진화된 산업 시설을 견학하는 것이지, 가서 담 배를 피우라고 저희가 가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일부 부대는 금연 서약서까지 강요하며 흡연율 낮추기에 애쓰는 상황.

군 당국의 금연 정책이 엇박자로 굴러가면서 장병 건강은 뒷전입니다.

[(흡연자가 담배 끊으면 포상휴가 주던 건 없어졌어요?) 작년에 없어졌어요. 있으면 끊었겠죠.]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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