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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제대로 발휘된 '노희경 사단'의 저력

강선애 기자

입력 : 2013.02.14 13:54|수정 : 2013.02.14 13:54


‘노희경 사단’의 저력이 다시 한 번 발휘됐다.

13일 밤 SBS 새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이하 ‘그 겨울’) 1, 2회가 시청자들에 첫 선을 보였다. 노희경 작가의 지상파 컴백작으로 화제를 모은 ‘그 겨울’에선 배종옥, 송혜교, 김태우, 김범, 서효림 등 일명 ‘노희경 사단’의 배우들이 각각의 자리에서 맡은 캐릭터들을 훌륭히 연기해내 이목을 사로잡았다.

대표적으로 ‘노희경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배종옥은 이번 작품에서 오영(송혜교 분)을 돌봐주는 왕혜지 비서 역을 맡아 차분하면서도 속을 알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잔잔하고 담담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그 겨울’ 1, 2회에서는 자신이 만든 새장 속에 오영을 가둬두려고 하는 왕비서의 모습이 그려지며, 앞으로 왕비서와 오영과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지 시청자들이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이후 두 번째로 노희경 작가와 작업을 하게 된 송혜교의 변신도 주목할 만 하다. 송혜교가 맡은 여주인공 오영이라는 인물은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으로, 터널시력이라 가운데 부분만 희뿌옇게 보이는 시력을 갖고 있지만 이마저도 곧 잃어버리게 되는 인물이다. 송혜교는 시각장애인 연기를 훌륭히 소화했고, 아울러 오영이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드러내지 않는 외로움과 자신을 이용만 하려고 하는 주변 인물들을 믿지 못하고 철저하게 마음을 닫고 사는 재벌 상속녀의 역할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잘 그려내었다.

특히 눈 앞에서 자신이 그토록 찾던 오빠가 죽었음에도 알지 못하고 아버지의 임종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눈물을 흘리며 택시를 부르짖던 오영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함께 안타까워하고 슬퍼했다.

노희경 작가와는 드라마 ‘거짓말’ 이후 오랜만에 재회한 김태우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잠깐뿐인 등장이었지만 청부폭력배 조무철 역을 맡은 김태우가 오수(조인성 분)를 위협하는 장면은 마치 홍콩느와르를 보는 듯한 착각이 일게 할 정도였다. 그가 처음 맡는 강하고 나쁜 남자 역할이지만 꼭 제 옷을 입은 양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으며 그가 풍기는 아우라에 시청자의 마음까지 서늘하게 만들었다. 첫 등장 후 단 두 마디의 대사만으로도 화면을 장악해 버린 그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감독의 전작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소리’에서 4차원 천사 이국수 역을 능청스럽게 연기한 김범은 이번 작품에서는 더 성장한 상남자 의리파 박진성 역을 맡아 제대로 소화해 내며 새로운 노희경의 페르소나라는 격한 찬사를 받았다. 오수와의 의리를 지키며 앞뒤, 물불 안 가리는 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연기는 브라운관에서 빛이 났다.

또 ‘그들이 사는 세상’ 이후 다시 한 번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출연한 서효림은 극 전체의 사건의 시작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인물인 진소라 역을 맡아 발랄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확실하게 캐릭터 변신에 성공했다. 사랑하기에 자신의 남자라 여기는 오수를 묶어놓으려 그를 위기에 빠뜨리는 진소라로 변신, 극의 사건을 여는 중요한 키를 적절히 연기하며 한 신 한 신을 장악했다.

‘노희경 사단’이 다시 한 번 뭉쳐 첫 방송부터 뜨거운 반응을 몰고 온 ‘그 겨울’은 14일 밤 9시 55분 3회가 방송된다.

sakang@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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