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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박 당선인 외교·통상 분리안, 시대에 역행"

입력 : 2013.02.08 16:36

"재벌지배 시절로 회귀…'경제민주화'와도 상충"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려는 박근혜 당선인의 조직개편안은 시장 개방과 자유무역 확대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WSJ는 이날 '더듬거리는 박근혜 당선인의 무역정책'(Park's Trade Fumble)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개편안은 시장 개방과 경쟁 강화가 새 정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고 지적했다.

WSJ는 한국이 지난 10년간 자유무역 협정에 열정을 가지고 임해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외교부에서 통상교섭 기능을 떼어내겠다는 구상은 크게 후퇴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한국의 산업 담당 부처는 전통적으로 대기업, 즉 '재벌'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보호 위주의 정책을 펴왔다는 것이 WSJ의 지적이다.

특히 이번 개편안이 박근혜 당선인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확립된 재벌 위주의 경제 모델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대중 인식이 커지는 시기에 나왔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WSJ는 평가했다.

'경제 민주화'라는 이슈가 지난 대선 기간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인식 변화 덕분이었고 정치권에서도 재벌 지배구조를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고 WSJ는 소개했다.

박근혜 당선인 스스로도 그런 수요에 부합하는 지원책들을 약속했지만 이번 개편안으로 한국의 무역정책을 오히려 재벌이 지배하던 시절로 되돌리려 한다고 WSJ는 꼬집었다.

WSJ는 경제 민주화 요구에 대한 답은 자유 무역을 더욱 촉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무역 장벽을 더 낮춰 재벌이 외국 기업과 경쟁하게 하고, 소비자 물가를 낮추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지적에도 개편안을 고수하려 한다면 미 무역대표부(USTR)와 같은 별도의 무역협상 전담 조직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WSJ는 덧붙였다.

무역정책 관련 온라인 신문을 운영하는 저널리스트 그레그 러시퍼드도 이날 WSJ 기고문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개편안은 지난 10년간 한국이 이룬 경제적 성공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비슷한 주장을 폈다.

러시퍼드는 한국의 산업 담당 부처가 과거 재벌을 보호하고 자유 무역을 해치는 정책을 시행했다고 지적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1998년 통상교섭 기능이 외교부로 이관된 뒤 무역협정이 하나 둘 체결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